올해 1~2월 오픈마켓 옥션에서 힐리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72% 급증했습니다. 지난해엔 거의 팔리지 않던 상품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는 셈입니다.
힐리스는 2003년 가수 세븐이 신고 나오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운동화 뒷 부분에 바퀴가 달려있는 것이 특징으로 시속 30~40km 정도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당시 아이들의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소비자보호원은 '안전경보'를 내렸죠. 힐리스는 2년도 안 돼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최근 쇼핑몰이나 길거리에서는 힐리스를 타는 초등학생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초등학생들에게 힐리스가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에도 다시 유행이 번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힐리스 열풍은 더 이상 초등학생에게만 국한된 얘기가 아닙니다. 어린 시절 힐리스를 탔던 추억에 힐리스를 구매하는 성인들이 늘고 있다고 하네요.
슈즈 편집업체인 토박스코리아는 올해부터 성인용 사이즈(250~270mm) 힐리스를 들여왔습니다. 지난달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에서 팔린 성인용 힐리스는 총 500족이었습니다.
원용재 토박스코리아 이사는 "어릴 적 힐리스를 타봤던 20~30대가 레저용으로 구매하고 있다"며 "아이와 함께 타기 위해 구매하는 부모들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열풍을 지켜만 봤던 소비자가 힐리스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튜버 허팝 씨(29)는 힐리스를 타는 영상을 올해 초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그는 "어릴 적엔 힐리스가 비싸서 타 보지 못했죠"라며 "힐리스를 타보니 몸의 균형 감각도 좋아지는 것 같아요"라고 말합니다. 허씨가 힐리스를 신고 즐기는 7분 짜리 영상은 조회 수만 160만회(13일 기준)를 넘었습니다.
힐리스를 타던 추억을 쫓아 해외직구에 나서는 성인들도 있습니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는 미국 사이즈 6(230mm) 이상 힐리스 판매가 작년보다 30% 증가했습니다. 힐리스는 국내와 해외 가격이 비슷해 직구로 판매가 잘 되지 않는 물품이라고 합니다.
몰테일 관계자는 "최근 나오는 힐리스는 색감이 강렬해서 2003년형 모델을 찾아 구매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힐리스를 즐기는 성인들이 많아지면서 과거와는 달리 힐리스 열풍이 오래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토박스코리아 측의 말로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힐리스를 즐기는 소비자가 성인층으로 확대되면서 하나의 문화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안전장비를 갖춰야 올바르게 즐길 수 있습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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