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상품 금지도 시작
중국 관영 언론 CCTV는 매년 3월15일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완후이’를 통해 특정 브랜드 제품의 불량 사례나 서비스 속임수 등을 다룬다. 지난 몇 년간 닛산, 벤츠, 니콘, 애플 등 다국적 기업들이 이 프로그램의 타깃이 됐다.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나면 중국 정부의 제재와 소비자의 불매운동 등이 이어진다. 올해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영향으로 롯데가 대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롯데는 이미 소방 시설기준 위반 등을 이유로 지난 8일 기준 중국 롯데마트 99곳 중 55곳이 영업정지 처분을 당했다. 이들 점포의 영업정지가 한 달간 이어지면 롯데마트 매출 손실은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중국 현지 매출은 1조1290억원으로, 월 940억원꼴이다. 월 매출의 절반 이상이 없어지는 것이다. 영업정지 후 한 달 동안은 중국 현지 직원들에게 기존 임금을 100% 지급해야 해 수익성은 더 나빠질 전망이다.
한국 여행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지난 2일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 여행상품 판매 금지령’을 내리면서 그 기점으로 언급한 날짜가 15일이어서다. 이미 중국인 단체관광 상품 예약이 끊긴 여행사들이 하나둘 나오는 가운데, 최악의 경우 15일 이후 서울 명동 등 주요 관광지에서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자취를 감출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70% 이상인 면세점들이나 호텔업계도 15일 이후 대비책으로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의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