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55·사법연수원 16기)이 6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13일 퇴임한다.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건을 맡아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파면이라는 ‘역사적 선고’를 끝낸 직후여서 퇴임식에서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헌재에 따르면 이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이후 38일간 좌장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이끌었다. 헌법재판관 8명 가운데 유일한 ‘홍일점’인 그는 사법연수원 기수가 가장 늦고 최연소자다.

이 권한대행은 법원 판사 시절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다. 전효숙 전 재판관(2003년 8월~2006년 9월 재임)에 이어 사상 두 번째 여성 헌법재판관이었지만 임명 당시 언론 인터뷰도 찾아보기 힘들다. 법조계 관계자는 “묵묵히 일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권리 보호에 힘썼다”고 했다. 이 권한대행은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했다. 대전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11년 3월14일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헌재는 퇴임 뒤에도 24시간 경찰 경호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 권한대행이 퇴임하면 헌재는 당분간 ‘7인 재판관’ 체제로 운영된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난 6일 이선애 변호사를 이 권한대행 후임으로 지명했으나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야 해 임명까지는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