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기업활동을 잠재적 범죄행위로 간주하는 유례없는 반기업적, 반시장적 환경으로 가득찬 국가다. 기업가들은 감옥의 담벼락을 걷는다는 정도이고 초우량 대기업 CEO가 지금 정치 재판을 받기 위해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법은 개정될 때마다 경영권을 침식하고 있고 노조와 연금을 동원해서라도 기업주의 권한을 삭감하려는 시도들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은 기업의 영업할 자유까지 온갖 명분으로 침해하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려는 노력도 물 건너간 지 오래다. 지난주 파견근로자 보호법 개정 등 노동개혁 법안은 노동계의 반발로 입법 시도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이런 환경이라면 해외 진출 기업들을 국내로 돌릴 수 없다. 나가는 기업조차 막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간 기업을 회귀하게 만들 수는 없다. 해외로 나가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낸다면 기업들은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지금 세계는 글로벌 공급망이 활발한 시대다. 한국 기업들의 엑소더스를 어떻게 막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