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스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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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성적보다 다른 콘셉트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먼저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음원차트 1위까지 하게 돼 정말 기뻐요. 다 팬들 덕분입니다.”

7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룹 여자친구(사진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 은하 예린 신비 유주 엄지 소원)는 얼굴에 미소를 가득 머금은 채 이렇게 말했다. 지난 6일 발매된 네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핑거팁’이 벅스·소리바다·올레뮤직 등 각종 음원차트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2015년 데뷔곡 ‘유리구슬’부터 신곡 ‘핑거팁’까지 지금까지 발표한 5장의 앨범(미니앨범 4장, 정규앨범 1장) 모두 히트하며 탄탄대로를 달려온 여자친구는 이번 앨범을 통해 도회적이고 세련된 콘셉트의 파격 변신으로 ‘5연속 홈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핑거팁’은 펑키한 디스코 장르 기반에 록 사운드를 가미한 댄스곡이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 여자친구는 그동안 즐겨 입던 교복 콘셉트의 의상 대신 밀리터리룩으로 바꿔 입고 시크한 매력을 강조했다. 리더 소원은 “올해로 신비와 엄지가 성인이 됐다. 달라진 여자친구의 모습을 보여주기엔 최적의 시기”라고 설명했다. 또 신비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기회인 것 같아 굉장히 마음에 든다”며 “이제 ‘파워 청순’을 넘어 ‘파워 시크’를 우리의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여자친구는 감성을 자극하는 가사와 쉬운 멜로디, 파워풀한 안무가 한데 어우러진 ‘파워 청순’을 앞세워 정상급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해는 여자친구가 새 역사를 쓴 해다. 여자친구는 지난해 상반기 ‘시간을 달려서’로 15차례, 하반기엔 ‘너 그리고 나’로 14차례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다. 한 해에 29개의 1위 트로피를 차지한 것은 역대 걸그룹 중 최다 기록이다. 1년에 두 곡으로 각각 10차례 이상 1위를 차지한 걸그룹도 여자친구가 유일하다.

엄지는 “지난해 워낙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의 활동에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기분 좋은 책임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음반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 소속사 쏘스뮤직에 따르면 이번 앨범의 선주문은 10만장을 넘었다. 지난해 발표한 2장(미니앨범 3집, 정규 1집)의 판매량(12만장)에 육박하는 수치다. 예린은 “우리는 첫 앨범부터 대박이 나고 잘된 게 아니라 차근차근 성장해 더 뿌듯하다”며 “대중의 사랑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여자친구의 인기는 일본, 대만 등 해외에서도 뜨겁다. 지난 1월에는 대만의 유명 설 특집 프로그램 ‘초급거성홍백예능대상’에 출연했다. 은하는 “두 번째 대만 방문이었는데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열정적으로 반겨줘 굉장히 감사했다. 앞으로도 자주 만나고 싶다”며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여자친구는 자신들의 터닝포인트가 된 ‘꽈당 직캠’을 얘기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꽈당 직캠은 2015년 9월 비가 내리던 가운데 무대에 오른 여자친구가 수차례 넘어지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멤버들은 당시 무대를 잊지 못한다며 초심을 강조했다. “아직도 그때 다시 일어난 걸 칭찬받으면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당연히 다시 일어났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때 그 마음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윤준필 한경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