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슈퍼패스트
페라리 슈퍼패스트
매년 3월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 전시장은 미래 자동차 기술의 경연장으로 탈바꿈한다. 스위스엔 완성차 업체가 하나도 없다. 자국 브랜드들의 텃새가 심한 파리·디트로이트·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달리 제네바에선 완성차 업체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고성능차,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무장한 제네바 모터쇼에선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차 경쟁도 불붙을 전망이다.
◆모터쇼 최대 볼거리 고성능차

다음달 7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제네바 모터쇼에는 세계 180개 업체에서 900여개 차량을 전시한다. 타이어·부품사까지 더하면 참가 업체는 300개로 늘어난다. 수많은 전시품 가운데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차는 고성능차다.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인 페라리는 시속 340㎞까지 달릴 수 있는 ‘812 슈퍼패스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812 슈퍼패스트는 페라리의 12기통 엔진 차량 중 가장 빠른 모델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는 2.9초면 충분하다. 슈퍼패스트는 페라리 최초로 EPS(전자식 파워 스티어링)를 장착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고급 SUV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650’으로 맞불을 놓는다. 99대 한정 생산되는 이 차량은 G65 AMG가 사용하는 V12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 출력은 630마력에 달한다.

르노그룹은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인 ‘알파인(Alpine)’을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다시 선보인다. 1995년 단종된 지 22년 만에 부활하는 것이다. 알파인 A120은 차량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알루미늄 강판을 대거 적용했다. 좌석 한 개의 무게는 13.1㎏에 불과하다. 1.8L 터보엔진을 얹어 최고 출력 250~300마력 수준의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재규어는 ‘XF 스포트브레이크’ 스포츠카를 선보인다. 380마력에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 5.3초의 고성능을 자랑한다.

◆불붙는 친환경차 대전

디젤게이트 이후 속도가 붙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친환경차 대전도 치열하게 펼쳐진다. 현대자동차는 신형 수소전기차 콘셉트카를 처음 공개한다. SUV로 제작될 것으로 알려진 신형 수소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600㎞ 거리를 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도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K5 스포츠왜건 PHEV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최고급 하이브리드 차량들도 줄줄이 공개된다. 렉서스는 고급 세단인 LS500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LS500h를 선보일 예정이다.

BMW는 PHEV 스포츠카인 i8의 색상을 검은색으로 바꾼 프로토닉 프로즌 블랙 에디션을 선보인다. 포르쉐는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를 내놓는다. 신형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는 전기 모터와 결합된 파나메라 터보의 4L V8 엔진으로 680마력의 힘을 자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3.4초 걸린다.

◆유럽 공략 위한 해치백과 SUV 강세

유럽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해치백과 SUV 모델도 대거 공개된다.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준중형 해치백 신형 i30의 왜건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혼다와 도요타도 해치백 모델을 내놓는다. 혼다는 4기통 2.0L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한 시빅 타입-R 해치백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도요타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소형차 야리스의 핫해치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BMW도 지난달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뉴 5시리즈의 투어링 버전을 내놓는다.

쌍용자동차는 콘셉트카 XAVL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코란도 C 후속으로 개발 중인 XAVL엔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를 비롯한 안전기술이 대거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