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17일 두산중공업에 대해 안정적인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올해 중공업부문 매출액이 5년 만에 처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3만5000원을 유지했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은 9조1000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2014년 이후 양호한 수주성과가 이어지면서 중공업부문의 직년 말 수주잔고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0조원을 웃돌았다.

정동익 연구원은 "지난해 중공업부문 매출액이 6조20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약 3년치 일감에 해당한다"며 "2012년을 고점으로 매년 감소하던 중공업부문 매출액이 올해 5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수주환경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밝다는 분석이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중공업부문 신규수주 목표를 10조6000억원으로 제시했다. 통상적인 기자재 및 서비스(Recurring) 4조원 외에 신한울 3, 4호기 원전 2조1000억원, 남아공 석탄화력 발전소 1조1000억원, 베트남과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1조3000억원, 쿠웨이트와 오만 담수설비 1조원 등이 수주목표에 반영됐다.

올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조7000억원, 9500억원을 전망했다. 이는 KB증권 기존 추정치 대비 각각 100.4%, 89.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수주 전망은 밝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작년 4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작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줄어든 4조611억원, 영업이익은 153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 3.8%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시장의 추정치와 유사했지만, 영업이익은 약 30% 밑돌았다.

그는 "세전이익은 통상적인 금융비용(1119억원)과 외환관련 손실 외에 총 4000억원 이상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예상치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며 "4분기 실적에 반영된 일회성 비용은 건설부문 대손상각비(약 900억원), 개발비 상각 등 중공업 부문 자체에서 약 1300억원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재무적 투자자(FI) 정산금 등 밥캣 기업공개 관련비용 1080억원을 포함해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약 1500억원, 두산건설에서 대손상각비 등 약 800억원, 두산엔진에서 개발비상각 등 약 400억원 등이 있었다.

정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잠재적인 부실요소를 미리 제거해 향후 실적의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좋은 매수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