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남 시신 인도 요구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46) 피살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 만에 첫 용의자를 체포했다. 경찰은 이 여성을 포함해 또 다른 여성 한 명과 남성 네 명 등 모두 여섯 명을 용의자로 보고 추적 중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15일 김정남 살해 사건과 관련, 베트남 여권을 소지한 여성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1988년생으로, 고향은 베트남 북부도시인 남딘이다. 체포 당시 ‘도안 티 흐엉(Doan Thi Huong)’이라는 이름이 적힌 베트남 여권을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을 위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을 비롯한 제3국의 인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이 여성이 사건 당시 폐쇄회로TV(CCTV)에 얼굴이 찍힌 사람으로 검거 당시에는 혼자 있었다”며“CCTV에 찍힌 여성이 맞다. 슬랑오르 경찰본부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및 베트남 외교관들과 함께 이 여성이 베트남 국적자가 맞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북한과의 관련성이나 암살 의도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인 중국보는 “여성 용의자들을 태워준 택시기사에 따르면 이 중 한 명이 자신이 베트남에서 유명한 인터넷 스타이며 단편영화를 찍기 위해 말레이시아로 왔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 여성이 경찰에 “같이 여행하던 사람들이 스프레이를 주면서 ‘저 남자(김정남)에게 장난삼아 뿌려보라’고 했다. 그것이 사람을 죽일 정도인지는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도했다.
주(駐)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은 현지 당국에 김정남 시신을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강동균/이상은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