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10년 만기 회사채인 에쓰오일의 수요예측(기관투자가 사전 청약)에 모집 금액의 세 배에 육박하는 투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에쓰오일이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점, 정유업이 앞으로 10년간 안정적 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에 투자자들이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이 총 3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날 진행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 총 7300억원어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만기별로 20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인 5년물에는 4100억원, 600억원어치를 계획했던 7년물에는 2100억원, 400억원어치를 발행할 10년물에는 1100억원의 청약이 들어왔다.

에쓰오일은 만기별로 5년물은 2300억원, 7년물은 1100억원, 10년물은 600억원으로 증액해 총 4000억원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3 대 1에 육박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10년물 금리는 연 2.49%로 잠정 결정됐다. 희망금리 상단보다 0.28%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에쓰오일의 첫 10년물이 높은 경쟁률로 발행에 성공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올 회사채 시장에서는 우량회사, 단기물 중심으로 수요가 몰렸다. 이 때문에 기아자동차가 10년물 발행을 검토했으나 포기했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 롯데쇼핑 이마트 등 유통업체도 10년물 발행은 시도하지 않았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