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안보·경제 분야에서 공조를 확인했지만, 일본의 엔저(円低) 현상이 여전히 양국 관계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주일)미군을 받아들여 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센카쿠열도(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미·일 안전보장조약 제5조의 적용대상임을 확인했으나, 지지통신은 경제분야에서 엔저 현상은 양국 간 갈등을 부를 불씨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국 재무장관이 환율문제를 계속 논의한다는 방침을 확인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엔저 현상을 직접적으로 비판하지 않았지만, 엔저를 이유로 미국이 일본을 압박하는 구도는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공동성명에 "양국이 국내와 세계 경제수요 강화를 위해 상호 보완적 재정·금융·구조 개혁이라는 3개의 화살(접근방법)을 이용한다"고 명기한 걸 자국의 금융완화 정책에 대해 미국의 이해를 얻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환율조작 문제를 거론함으로써 일본도 계속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지통신은 분석했다.

아베 총리와 동행한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미일 양국이 향후 진행할 경제 분야 논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경제 협력에 힘쓰고 재정과 금융, 통상 정책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양국이 재정과 금융, 인프라 투자, 양자 무역 협의 등 3개 분야와 관련해 양국 재무장관이 주도하는 경제 분야 대화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환율정책은 이러한 논의와는 별도로 통화당국 간에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비즈니스맨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이 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얼간이처럼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하며 비판의 날을 세운 바 있어 미일 양국 통화당국 간에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 지 주목된다.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j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