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최종 부도처리된 서적도매업체 송인서적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송인서적 출판사 채권단 대표자회의(이하 출판사 채권단) 관계자는 7일 “송인서적을 인수할 의사가 있는 업체가 나타났으며 조만간 구체적인 조건을 놓고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업체가 채무 일부 탕감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탕감을 요청하는 채무 규모가 협상 가능한 범위 안에 있고 탕감된 채무를 지분으로 전환하는 등 다른 조건이 붙을 수도 있다”며 “이 업체가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어 타결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출판사 채권단은 이 업체에 어음결제를 없앨 것, 공급률을 높여줄 것 등을 매각 조건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은 최근 송인서적 실사 결과 경영 부실로 돈이 새지 않았으면 부도가 나지 않고 이윤을 올릴 수 있는 회사였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를 바탕으로 해당 업체에 송인서적을 인수한 뒤 경영을 정상화하면 이윤을 낼 수 있음을 설득해 이런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출판사 채권단은 이날 오후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소년회관에서 채권단 전체회의를 열고 송인서적 실사 결과와 계획을 밝혔다. 채권단에 따르면 송인서적의 총 채무액은 242억원, 지난해 매출은 527억원, 판매관리비 공제전 매출이익은 63억7300만원, 순 현금유입은 93억원이었다. 채권단은 실사 후 내부 논의 끝에 매각을 통한 회생 등이 현재로서는 가장 피해를 줄이는 방안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채권단의 또 다른 관계자는 “청산할 경우 피해 출판사들은 한 푼도 못 건지게 될 것”이라며 “채권단이 빚 탕감을 전제로 회생 절차를 밟을 경우 향후 매각 등을 통해 피해를 그나마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이르면 내달 구체적인 회생 절차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실사 결과가 지나치게 낙관적이어서 인수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출판업계에서는 공적자금 투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제3자 인수가 되지 않을 경우 결국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