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는 절대 잘라서 주지 않는다. 개인 칼과 포크로 잘라먹어야 한다. 게다가 1인당 한 판이 기본이다. 손으로 집어먹지 않는다. 물론 피클도 핫소스도, 가루치즈도 없다. 대개 콜라나 맥주를 곁들여 먹는다. 가장 기본이 되는 마르게리타 피자 한 판에 3~4유로 정도 한다.
토스카나 지역의 명물 티본 스테이크
스테이크라면 앞서 말한 티본스테이크를 빼놓을 수 없다. 등심과 안심 부위가 동시에 붙어 있고, 가운데는 T자형의 뼈가 있다고 해 그렇게 명명됐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이 이 스테이크로 유명하다. 보통 1㎏이 넘는 양인데, 혼자서 먹는 사람도 있지만 대개 나눠 먹는다. 이 지역을 여행할 계획이 있으면 반드시 먹어봐야 할 스테이크다. 피렌체와 토스카나의 상당수 식당에서 취급하므로 쉽게 먹을 수 있다.
이걸 비스테카 피오렌티나라고 한다. 엄청나게 큰 흰 소(키아니나 종)이어야 진짜다. 소가 1t이 넘는다. 그러니 스테이크도 크고 넓다. 두껍게 썰면 2㎏이 넘는다. 혼자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다. 2~3명이 나눠 먹고, 파스타와 샐러드 등을 사이드로 곁들이는 것이 정석. 와인은 역시 이 지역산인 유명한 키안티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가 좋다.
그런데 스테이크는 어느 정도로 굽는 것(보통 ‘온도’라고 한다. 고기 속의 온도를 뜻한다)이 좋을까? 기호에 맞는다면 무엇이든 상관없다. 미디엄 레어를 시키지 않는다고 촌스러운 것은 아니다. 고기가 잘 숙성되면 웰던으로 구워도 퍽퍽하지 않고 맛있다.
소설 《모비딕》의 에이햅 선장은 고래고기 스테이크를 주문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내 고래고기 스테이크는 절대 많이 굽지 말아줘요. 한손에 스테이크를 들고 불타는 석탄에 스테이크를 슬쩍 선보이기만 해도 됩니다.”
바로 ‘블루’라는 굽기이다. 겉만 슬쩍 지지고 속은 그냥 상온의 온도다. 그 다음으로 레어가 있다. 보통 안심이라면 200도의 오븐에서 2~3분 정도 굽는다. 그리고 미디엄 레어-미디엄, 미디엄 웰던-웰던의 순으로 고기를 익힌다. 여러분의 기호는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보통 미디엄에서 미디엄 레어가 먹기 알맞은 굽기가 아닌가 싶다.
박찬일 세프는
잡지기자로 활동하던 30대 초반 요리에 흥미를 느껴 유학을 결심, 1998년부터 3년간 이탈리아에서 요리와 와인을 공부했다. 피에몬테 소재 요리학교 ICIF(Italian Culinary Institute for Foreigners)의 ‘요리와 양조’ 과정을 이수했고, 로마의 소믈리에 코스와 슬로푸드 로마지부 와인과정에서 공부했다. 광화문 무국적 술집 ‘몽로’와 서교동의 ‘로칸다 몽로’를 오가면서 요리를 하는 주방장이다. 《미식가의 허기》를 비롯해 다수의 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