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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지난해 4분기 신흥국 경기 부진과 극심한 내수시장 위축, 파업 장기화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향후 글로벌 경기 부진 등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지만 내실강화와 책임경영을 통해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현대차는 25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조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6% 급감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24조5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증권업계가 예상한 매출 24조8170억원, 영업이익 1조4480억원을 크게 밑도는 부진한 실적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93조64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조19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5조7197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의 경우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영업이익 5조9185억원) 이후 가장 부진한 실적이고, 2012년 8조4369억원 이후 4년연속 감소세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 대비 1.4%포인트 하락한 5.5%로 최저다. 2011년 10.3%, 2012년 10.0%, 2013년 9.5%, 2014년 8.5%, 2015년 6.9%를 기록한 데 이어 5년 연속 하락세다.

현대차 측은 "4분기 수익성 악화는 판매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3분기 대규모 생산차질 여파로 인해 원가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말 원·달러 기말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며 판매보증충당금 인식 규모가 늘어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친 원인은 부진한 국내외 판매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간 글로벌 시장에서 2015년 496만3023대 보다 2.1% 감소한 485만7933대를 파는데 그쳤다.

내수 판매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한 65만6526대에 머물렀다.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종료되면서 판매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차는 올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 차종의 라인업 확대, 신규 시장 개척에 만전을 기해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측은 "당분간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성장 주도 시장 부재로 자동차 수요의 저성장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내실강화와 책임경영을 통해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핵심 미래 기술 경쟁력 제고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또한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변관열 한경닷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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