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 떳떳한 LG 물려주자"
영속과 산업구조 고도화. 1947년 창업해 올해 70년을 맞은 LG그룹의 키워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19일 경기 광주의 곤지암리조트에서 LG 최고경영진 40여명과 만났다. 여기서 구 회장은 영속 가능한 기업으로의 도약과 이를 위한 산업 구조 고도화를 주문한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18일부터 이틀간 열린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의 뒤풀이 성격을 띤 19일 만찬에서 구 회장은 “영속하는 LG의 토대를 만든 경영자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자”며 “사업 구조 고도화 속도를 더욱 높여 주력사업을 쇄신하고 미래 성장사업을 제대로 육성하자”고 말했다. LG 오너들은 올 들어 이 같은 메시지를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지난 2일 구 회장의 신년사, 19일 구본준 부회장의 글로벌 CEO 전략회의 발언에 이어 세 번째다. 재계 관계자는 “창사 70주년을 맞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신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구 회장은 “창업 회장님 이래 많은 선배 경영자분과 임직원들이 고락을 함께하며 헌신해 준 덕에 창업 70주년을 맞게 됐다”며 “후배들에게 영광스러운 LG를 물려주는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선배가 되자”고 독려했다. 1947년 창업 당시 연 매출 3억원이던 LG는 지난해 약 150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임직원 수도 20명에서 지난해 22만2000여명까지 늘었다.

지난해까지 글로벌 CEO 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한 구 회장은 올해는 역할을 구 부회장에게 넘기고 행사가 끝난 뒤 CEO들을 독려하는 자리만 가졌다. 앞으로 그룹 경영도 전반적인 경영활동은 구 부회장이 챙기는 한편, 구 회장은 커다란 방향을 제시하고 강조하는 것으로 나뉠 것으로 전망된다. 구 회장은 “최근 경영환경을 볼 때 지난 세월 여러 난관을 헤쳐나가면서 얻은 교훈들을 깊이 새겨 다시 한 번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며 “창업 정신을 고취하고 더욱 살려 국민과 사회로부터 더 한층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