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한숨 돌린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돌아온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 13일 이후 4거래일 만에 187만원 선을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19일 2만7000원(1.46%) 오른 187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에는 2% 넘게 상승하며 188만원을 뚫기도 했다. 특별검사팀이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 지난 12일부터 ‘팔자’ 주문을 내온 외국인투자자들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이날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12일 194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은 삼성전자 주가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나기 전까지 4.79% 빠졌다. 총수 구속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는 5019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하지만 이날은 다시 17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풀 꺾이면서 투자자 관심은 지난해 말부터 주가 상승의 촉매제 역할을 한 ‘실적’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품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으로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의 기술장벽이 높아 승자 이익 독식 구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이 시설투자에 나서도 양산하기까지 6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정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8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역대 삼성전자의 연간 최대 영업이익은 2013년 기록한 36조8000억원이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반등으로 코스피지수도 2.25포인트(0.11%) 오른 2072.79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1.54%) 네이버(1.65%) 포스코(3.73%) 삼성물산(0.81%)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0.70포인트(0.11%) 하락한 626.19에 마쳐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