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신고자에 '로또 1등' 맞먹는 포상금
담합을 내부 고발한 제보자에게 로또 1등 당첨액에 버금가는 4억8585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됐다고 공정거래위원회가 19일 발표했다. 역대 포상금 중 최대액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민간건설사가 발주한 797건의 연도 에어덕트(건축물에서 배기가스가 외부로 배출하는 통로) 및 건식 에어덕트(아파트 주방이나 욕실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는 통로) 입찰에서 담합한 23개 엔지니어링업체에 과징금 총 146억9200만원을 부과하고 죄질이 무거운 7개 업체는 검찰에 고발했다. 23개 업체는 2008년부터 입찰가격을 담합했다가 2014년 5월 공정위 현장조사가 이뤄지자 담합을 일시 중지했다. 4개월 후 담합을 재개해 2015년 11월까지 이어갔다.

공정위가 담합 일시 중단 등 구체적인 혐의까지 파악할 수 있었던 건 담합 업체의 내부고발자 공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고발자는 업체 간 합의서, 물량 배분 내역, 회동 내역 등 법 위반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부고발자가 장기간 지속된 입찰담합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냈기 때문에 업체들을 강력하게 제재할 수 있었다”며 “제보자의 근무 여부, 직위 등은 내부고발자 보호를 위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담합,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 등 총 11개 위법 행위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한다. 포상금은 부과한 과징금 구간별로 2~10%의 비율을 곱해 기본액을 산정한 뒤 기여 수준을 반영해 최종 산정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