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수출벨트 '빈집 공포'] 울산 동구 전셋값 전국서 최대 하락…구미·포항 '입주물량 경보'
조선 자동차 철강 등 전통 제조업의 침체가 가속되면서 경남 울산 등 동남권 산업벨트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산업 구조조정으로 인구 유출이 심해지면서 작년부터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이 전국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도시 울산 동구는 지난 한 해 아파트 전셋값이 가장 크게 하락한 지역으로 조사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6일 현재 울산 동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1년 전보다 7.71%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전셋값은 2.27% 올랐다. 아파트 매매가는 6.72% 떨어져 경남 거제(-11.89%), 경북 포항 북구(-7.53%), 경북 경산(-7.44%)에 이어 네 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울산 동구 전하동 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2015년 9월 4억9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1년 뒤인 지난해 8월에는 5000만원가량 내린 3억5500만원에 팔렸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최근 1~2년간 조선업이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그 충격이 부동산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조선업이 주력인 창원·통영도 주택시장 하락폭이 커졌다. STX조선이 있는 경남 창원 진해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1년 새 4.75% 떨어졌고 통영은 2.50% 내렸다. LG디스플레이와 관련 산업단지가 있는 구미와 철강도시 포항 북구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각각 6.58%와 7.53% 떨어졌다.

올해부터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어 상황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지난 한 해 구미에 7303가구가 입주했고 올해는 7783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2015년 입주물량(1909가구)에 비해 세 배 이상 많다.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가장 크게 떨어진 거제에서도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4589가구가 집들이에 나선다. 포항 입주물량은 작년 1182가구에서 올해 2297가구로 늘어난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경기 침체와 대규모 입주가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