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자산 3억3000만원, 연소득 5500만원, 평균부채 7100만원. 한국 40대 가구의 평균 살림살이다. 50대 가구는 40대에 비해 소득과 빚이 조금씩 더 많았다. 평균자산은 4억2000만원, 연소득은 5964만원이었다. 평균부채는 7866만원으로 나타났다.

80세 이상 고령층 가구는 10가구 중 1가구꼴로 임금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6 은퇴시장 리포트’를 16일 발간했다.

금융부채 80%가 담보대출

보고서에 따르면 4050세대 10가구 중 6가구는 자기 집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산의 70%가량이 부동산으로 이뤄진 실물자산이었다. 나머지 30% 정도를 차지하는 금융자산 중에서도 30%가 전·월세 보증금으로 조사됐다.

4050세대가 보유한 부채도 상당 부분 부동산과 관련된 것이었다. 평균부채를 따져보면 40대는 7103만원, 50대는 7866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25%가량이 세입자에게 내줘야 할 임대보증금이었다. 나머지 75%는 금융부채였으며, 금융부채의 80%가량이 담보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4050세대의 가구당 평균 지출은 연간 약 4000만원이었다. 이 중 70%는 식료품비, 주거비, 교육비 등 소비지출이었고, 나머지 30%는 세금과 각종 공적연금 및 사회보험료가 차지했다. 소비지출 중에선 식료품비 792만원(27%)을 비롯해 △교육비 628만원(21%) △경조비 및 기타지출 491만원(17%) △주거비 335만원(11%) 등에 돈이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4050세대는 가구수 기준으로는 48%를, 자산 기준으로는 56%가량을 차지한다”며 “한국 가계 상황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세대”라고 분석했다.

60대 취업자 월 소득 113만원

60대 이상 연령층의 삶은 4050세대에 비해 경제상황이 팍팍한 것으로 조사됐다. 퇴직 시점이 지났는데도 취업자의 비중이 적지 않았다. 해당 연령별 취업자 비중을 살펴보면 60대는 49%, 70대는 28%, 80대는 9%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60대에도 절반가량이 여전히 일을 하는 ‘반퇴’ 상태이며, 80세 이상 고령층 10명 중 1명이 여전히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들의 월 소득은 은퇴 전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60대 이상 임금근로자의 월 소득은 60대가 113만원이었고, 80세 이상은 46만원에 불과했다. 반면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구의 월 평균 지출액은 160만원 수준으로 월평균 소득액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나이가 들수록 경제적 부담은 커지는 반면 갑작스러운 금전적 도움이 필요할 때 10명 중 7명은 도움받을 곳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며 “건강, 금전, 배우자와의 관계 등을 묻는 항목에서도 금전적인 상황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에만 의존한 노후 대비

4050세대의 은퇴 준비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개발원이 희망노후소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6%가 은퇴 전 소득의 50~80%를 원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민연금은 이마저도 40년 이상 단절 없이 불입해야 연금가입 기간 소득의 40%가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경희 보험개발원 조사국제협력팀장은 “부부 두 사람의 국민연금을 합쳐도 100만원가량이 안 되는 가구가 태반”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연금저축과 같은 노후대비 금융상품의 세액공제율을 현재 12%에서 19.2%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은퇴 직후 국민연금 개시연령 전까지 소득공백 구간을 메울 수 있는 ‘가교연금’ 상품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