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 캔턴시에서 물류사업을 하는 호세 레이스 유니버설프로덕트 대표(61). 그는 “트럼프는 해외로 빠져나간 일자리를 되찾아오기 위해 중국과 멕시코를 상대로 무슨 일이든 할 사람”이라고 잔뜩 기대를 걸었다. 그런 맥락에서 “다음 타깃은 한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오는 20일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지난 4~13일 찾은 미시간 등 미국 중서·북부 7개 주의 쇠락한 공업지대 러스트벨트에서는 “‘일자리 전쟁’을 한번 해보자”는 결기가 넘쳤다. ‘일자리 지키기’가 핵심인 트럼프의 슬로건 ‘미국 우선주의’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진보와 보수 진영을 가리지 않고 민심 깊숙이 파고들었다.

민주당 지지자조차 트럼프가 성사시킨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미국 내 투자 소식에 환호했다. “(일본 한국과 같은) 동맹이라고 일자리를 양보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한국 기업들도 미국 투자 대열에 합류하라는 요구로 들렸다.

러스트벨트의 현장 민심은 미국의 격변을 웅변했다. 이런 ‘트럼프의 미국 시대’를 맞아 한국은 준비가 돼 있는가.

국가 지도력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훼손됐고, 대권 주자들은 성장과 일자리보다 권력 쟁취에 혈안이 돼 있다. 글로벌 경쟁을 뚫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기업들은 그 사이에 끼여 옴짝달싹 못 하고 있다.

중소기업 경영인 앨워스 해리스(48)는 “한국에서는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수사를 받는다고 하는데 나라가 괜찮은 것이냐”고 되물었다.

디트로이트·시카고·인디애나폴리스=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