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그 드라우치 제너럴모터스(GM) 책임연구원(앞줄 오른쪽 첫 번째)이 지난 11일 미국 미시간주 GM 워런테크센터에서 기자들에게 배터리 테스트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GM 제공
더그 드라우치 제너럴모터스(GM) 책임연구원(앞줄 오른쪽 첫 번째)이 지난 11일 미국 미시간주 GM 워런테크센터에서 기자들에게 배터리 테스트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GM 제공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볼트EV는 1회 충전으로 383㎞를 달릴 수 있다. 차값은 보조금을 빼고 3만달러(약 3500만원) 내외다. 테슬라의 모델 S보다 주행거리(430㎞)는 짧지만 가격(8만5000달러)은 절반도 안 된다. 덕분에 볼트EV는 현존하는 가장 현실적인 전기차로 꼽힌다. 미국과 한국 등에서 볼트EV 본격 판매가 시작되는 올해가 ‘전기차 원년’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 미시간주 워런시 GM워런테크센터를 찾았다. 센터 내 글로벌배터리시스템연구소에선 GM이 그동안 쌓아온 전기차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면적 6000㎡의 이 연구소에는 1000여명의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다.

GM은 이 연구소를 포함해 캐나다, 독일, 중국에 배터리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완성차업체 중에선 가장 큰 배터리 연구시설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 곳곳에선 특정 온도, 습도, 진동에서 배터리의 내구성을 실험하고 있었다. 더그 드라우치 책임연구원은 “LG화학, A123 등 협력사에서 자체 검증을 마친 완제품 배터리 셀과 모듈을 연구소로 가져와 다시 원점에서 6~9개월간 테스트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셀부터 차량 장착 직전의 배터리 팩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배터리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한다. 전기차가 도로에서 10년 이상 달리는 동안 겪게 될 환경을 재현해 배터리 성능을 실험하는 것이다. 온도는 -68~85도, 습도는 5~98%까지 변화를 준다. 실제 도로에서 달리는 것처럼 진동을 가한다. 각 환경에서 배터리 성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실시간으로 기록해 성능 개선에 반영한다.

셀 쌓는 방식, 레이저 용접 등 생산기술과 관련한 기술도 이 연구소에서 개발한다. 충전기를 포함한 충전 시스템, 다 쓴 배터리를 재활용한 긴급 전원시스템 등도 이 연구소에서 담당한다.

이런 다양한 연구개발 활동 결과 GM 전기차의 성능은 크게 발전했다. 이전 모델인 스파크EV와 볼트EV를 비교하면 1회 충전 주행거리는 128㎞에서 383㎞로 세 배 이상 늘어났고 최대 출력은 143마력에서 200마력으로 40%가량 올라갔다.

워런(미국)=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