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 중인 선박용 기자재업체 오리엔탈정공의 지분 매각 본입찰이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중소업체인 칸의 대결로 압축됐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가 이날 진행한 오리엔탈정공 지분 50%+1주(2027만2981주)에 대한 매각 본입찰에 구조조정전문회사인 유암코와 해양플랜트기자재 업체인 칸이 참가했다.

유암코는 지난해 초 오리엔탈정공을 제1호 구조조정기업으로 선정하는 등 초반부터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유암코가 오리엔탈정공 채권자라는 점에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유암코가 오리엔탈정공 최대 채권자이기 때문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며 “경영권을 확보해 기업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오리엔탈정공 예비입찰에는 유암코와 칸을 포함해 세 곳의 인수 후보가 참여했다.

1980년 설립된 오리엔탈정공은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조선 업황 악화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2012년 채권단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지난해 5월 유암코가 채권단의 협약채권을 인수하면서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했다. 당시 유암코는 유암코기업리바운스제1차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PEF)를 통해 약 728억원에 채권단의 협약채권을 인수했다.

오리엔탈정공은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기준 매출 1398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올렸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2420원에 마감했다. 이날 주가를 기준으로 매각 지분 가치는 490억원 수준이다.

김태호/이지훈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