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밝게 미소 짓는 '관광 코리아'…친절한 당신이 국가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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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문위원회 선정 '종사자 미소국가대표' (1)
강원 원주시 '칡산에' 엄옥형 대표
강원 원주시 '칡산에' 엄옥형 대표
한 나라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는 ‘친절’이다. 아무리 아름답고 인프라가 훌륭한 국가에 가더라도 불친절한 경험을 하게 되면 나쁜 기억으로 각인된다.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둔 한국이 진정한 관광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친절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갖춰야 한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밝은 미소와 따뜻한 마음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는 ‘미소국가대표’가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좋은 추억을 넘어 감동까지 선사하고 있는 친절 전도사들을 만나봤다.
외국인도 즐겨 찾는 원주시 맛집 강원 원주시 단계동에 있는 ‘칡산에’ 대표 엄옥형 씨(61·사진)에게 음식은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이자 정체성이다. 칡산에는 외국인도 즐겨 찾는 맛집이다. 칡 보쌈과 칡 족발 등 칡을 사용한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으로 문어가 통째로 올라오는 문어보쌈도 인기메뉴다.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음식 개발 및 연구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아 원주시 모범음식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로 선정된 엄 대표에게 외국인 손님은 피하고 싶은 대상이 아니다. 그녀의 사위는 벨기에인. 스위스 호텔 학교를 졸업하고 10여년을 유럽에서 머물던 딸이 외국인 사위를 데려왔다. 벨기에인 사위는 1년에 한두 번씩 한국을 찾는다. 바쁠 때는 서빙을 돕기도 한단다. 외국어가 능통하지 않지만 엄 대표가 외국인 공포증이 없는 이유다. 다만 손님을 대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언어 장벽 때문에 음식을 소개할 때 답답할 때가 많다.
“식당 주변에 외국계 회사가 있어서 식사하러 오는 외국인이 많아요. 한 번에 20명까지 올 때도 있고요. 말이 잘 안 통하기 때문에 손짓 발짓으로 음식을 추천해줘요. 하지만 어떤 음식인지 설명하기 어려운 것은 아쉽죠.
어려운 음식 설명, 새 메뉴판으로 ‘끝’
이런 문제는 곧 해결될 전망이다. 제대로 만든 ‘외국어 메뉴판’ 덕분이다. 보급이 완료되면 곰탕을 ‘베어탕(Bear Tang)’, 육회를 ‘식스타임스(Six Times)’라고 표기한 엉터리 메뉴판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방문위원회는 강원도와 함께 ‘음식점 외국어 메뉴판’ 개선 사업을 벌였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해 외국인 관광객의 음식 언어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이뤄진 사업이다. 으뜸·모범음식점, 외국인 방문이 많은 일반음식점 등 1000개 업소를 선정해 제작에 들어갔고 올해 본격적으로 보급된다. 기존 메뉴판과 가장 다른 특징은 음식 사진을 메뉴판에 넣고 외국어로 음식 설명(이름, 가격, 음식의 특징 등)을 추가해 주문의 편의를 높인 것. 말은 쉽지만 산고(産苦)는 컸다. 사진작가가 선정된 1000개 식당을 일일이 방문해 음식 사진을 찍었고, 자료의 외국어 번역 및 감수 등 절차도 거쳤다.
엄 대표는 외국어 메뉴판을 보고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외국인은 비빔냉면처럼 맵거나 홍어 같은 삭힌 음식을 잘 먹질 못해요. 녹두전이나 보쌈 같은 메뉴를 추천해주고 싶어도 설명하기 어려웠는데 새 외국어 메뉴판만 있으면 걱정이 없겠네요.”
외국어 메뉴판은 국제화 시대에 맞는 관광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방관광산업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임효진 한국방문위원회 홍보마케팅팀 과장은 “이번 사업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강원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음식 주문 불편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심한 배려에 녹아있는 한국의 정(情)
엄 대표에게 한국방문위원회가 선정한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로 위촉된 비결을 물었다. 답은 세심한 배려에 있었다.
칡산에에는 포크가 항상 준비돼 있다. 젓가락질을 잘하지 못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서다. 자주 오는 외국인 방문객은 그들의 특성을 파악하기도 했다. 사업가에게는 사업이 잘되는지, 학생에게는 공부 열심히 하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도 신경 써주고 인간적으로 다가간 것이다. 무엇보다 어떤 손님을 맞이하더라도 웃음과 친절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한번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꺼번에 들어왔어요. 너무 왁자지껄 시끄럽게 식사하는 통에 다른 손님들이 항의할 지경이었죠. 곤란했지만 보람도 있었어요. 밑반찬도 계속 달라고 했는데 하나도 안 남기고 싹 먹고 갔더라고요. 식당 주인으로선 기분 좋은 일이죠.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더 많이 오겠죠. 식사 문화가 다르지만 그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원주=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는 … 한국방문위원회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친절문화 정착에 기여하는 우수 관광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매년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를 선정하고 있다. 항공사, 출입국·세관, 교통, 식당, 숙박업, 쇼핑, 관광안내, 관광경찰 등 한국 관광산업의 최접점에서 활동하는 이들이다. 지난해 12월 위촉된 132명(사진)을 포함해 현재 총 548명이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로서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을 만드는 ‘K스마일 캠페인’ 확산에 동참하고 있다.
외국인도 즐겨 찾는 원주시 맛집 강원 원주시 단계동에 있는 ‘칡산에’ 대표 엄옥형 씨(61·사진)에게 음식은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이자 정체성이다. 칡산에는 외국인도 즐겨 찾는 맛집이다. 칡 보쌈과 칡 족발 등 칡을 사용한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으로 문어가 통째로 올라오는 문어보쌈도 인기메뉴다.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음식 개발 및 연구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아 원주시 모범음식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로 선정된 엄 대표에게 외국인 손님은 피하고 싶은 대상이 아니다. 그녀의 사위는 벨기에인. 스위스 호텔 학교를 졸업하고 10여년을 유럽에서 머물던 딸이 외국인 사위를 데려왔다. 벨기에인 사위는 1년에 한두 번씩 한국을 찾는다. 바쁠 때는 서빙을 돕기도 한단다. 외국어가 능통하지 않지만 엄 대표가 외국인 공포증이 없는 이유다. 다만 손님을 대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언어 장벽 때문에 음식을 소개할 때 답답할 때가 많다.
“식당 주변에 외국계 회사가 있어서 식사하러 오는 외국인이 많아요. 한 번에 20명까지 올 때도 있고요. 말이 잘 안 통하기 때문에 손짓 발짓으로 음식을 추천해줘요. 하지만 어떤 음식인지 설명하기 어려운 것은 아쉽죠.
어려운 음식 설명, 새 메뉴판으로 ‘끝’
이런 문제는 곧 해결될 전망이다. 제대로 만든 ‘외국어 메뉴판’ 덕분이다. 보급이 완료되면 곰탕을 ‘베어탕(Bear Tang)’, 육회를 ‘식스타임스(Six Times)’라고 표기한 엉터리 메뉴판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방문위원회는 강원도와 함께 ‘음식점 외국어 메뉴판’ 개선 사업을 벌였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해 외국인 관광객의 음식 언어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이뤄진 사업이다. 으뜸·모범음식점, 외국인 방문이 많은 일반음식점 등 1000개 업소를 선정해 제작에 들어갔고 올해 본격적으로 보급된다. 기존 메뉴판과 가장 다른 특징은 음식 사진을 메뉴판에 넣고 외국어로 음식 설명(이름, 가격, 음식의 특징 등)을 추가해 주문의 편의를 높인 것. 말은 쉽지만 산고(産苦)는 컸다. 사진작가가 선정된 1000개 식당을 일일이 방문해 음식 사진을 찍었고, 자료의 외국어 번역 및 감수 등 절차도 거쳤다.
엄 대표는 외국어 메뉴판을 보고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외국인은 비빔냉면처럼 맵거나 홍어 같은 삭힌 음식을 잘 먹질 못해요. 녹두전이나 보쌈 같은 메뉴를 추천해주고 싶어도 설명하기 어려웠는데 새 외국어 메뉴판만 있으면 걱정이 없겠네요.”
외국어 메뉴판은 국제화 시대에 맞는 관광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방관광산업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임효진 한국방문위원회 홍보마케팅팀 과장은 “이번 사업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강원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음식 주문 불편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심한 배려에 녹아있는 한국의 정(情)
엄 대표에게 한국방문위원회가 선정한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로 위촉된 비결을 물었다. 답은 세심한 배려에 있었다.
칡산에에는 포크가 항상 준비돼 있다. 젓가락질을 잘하지 못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서다. 자주 오는 외국인 방문객은 그들의 특성을 파악하기도 했다. 사업가에게는 사업이 잘되는지, 학생에게는 공부 열심히 하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도 신경 써주고 인간적으로 다가간 것이다. 무엇보다 어떤 손님을 맞이하더라도 웃음과 친절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한번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꺼번에 들어왔어요. 너무 왁자지껄 시끄럽게 식사하는 통에 다른 손님들이 항의할 지경이었죠. 곤란했지만 보람도 있었어요. 밑반찬도 계속 달라고 했는데 하나도 안 남기고 싹 먹고 갔더라고요. 식당 주인으로선 기분 좋은 일이죠.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더 많이 오겠죠. 식사 문화가 다르지만 그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원주=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는 … 한국방문위원회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친절문화 정착에 기여하는 우수 관광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매년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를 선정하고 있다. 항공사, 출입국·세관, 교통, 식당, 숙박업, 쇼핑, 관광안내, 관광경찰 등 한국 관광산업의 최접점에서 활동하는 이들이다. 지난해 12월 위촉된 132명(사진)을 포함해 현재 총 548명이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로서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을 만드는 ‘K스마일 캠페인’ 확산에 동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