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이젠 책도 많이 읽고, 다이어트와 운동도 열심히 하겠다는 새해 결심을 하는 때다. 가끔은 버킷리스트에 들어 있는 거창한 계획을 꼭 이루리라 다짐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의 버킷리스트에는 자신이 저자인 책 한 권을 갖는 것이 들어 있다. 하지만 이 꿈을 이루는 비율은 높지 않다고 한다. 자신에게는 작가의 자질이 없다고 지레짐작하고 중간에 포기해 버리기 때문이다.

필자는 최근 《때로는 길이 아닌 길을 가라》는 책을 발간했다. 지금까지 이런 결심을 여러 번 했지만 현직의 바쁜 일정을 핑계 삼아 차일피일 미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떻게 이것이 실현됐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결심과 실행 두 가지 측면에서 종전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사실 글에는 자신의 모습이 투영돼 드러나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한다. 이번에는 책을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 자신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벌써 공직을 시작한 지 32년이 지났는데 현직에 있을 때 그 경험을 정리해 후배들에게 들려줘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나의 약점까지도 드러내겠다는 용기를 내는 시간을 가졌다. 결심이 단단해졌다.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연말께 책을 내겠다는 결심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표했다. 작심삼일로 흐지부지 끝내고 싶은 마음속 동요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이젠 책을 쓰지 않는다면 공직자가 국민에게 거짓말한 셈이 돼 버린 것이다. 그러자 매일 새벽 4시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새벽에 1만보 정도 산책하면서 글감을 구상하고 글을 써보고 퇴고하는 일이 일상으로 서서히 자리 잡아 갔다. 이렇게 저지르고 보니 시간의 흐름과 함께 글은 쌓이고 결국 한 작품이 완성됐다.

새해 소망을 다지는 연초다. 평생의 소원인 버킷리스트에 들어 있는 하고 싶은 일 중에서 올해에 꼭 하고 싶은 것 한두 가지만 골라 보자. 왜 그것이 필요한지 자신부터 설득시키자. 그 안에 진정으로 간절함이 느껴진다면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하자. 1년 중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은 단 이틀뿐이다. 어제와 내일이다. 오늘 바로 행동하자. 이것이 작심삼일을 이기는 진정한 방법이다.

정양호 < 조달청장 yhchung@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