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한 지 9개월 된 중소기업이 화장품 단일품목으로 700억원대 매출을 올려 화제다. 경북 경산시 경북테크노파크에 본사를 둔 제이앤코슈(대표 장유호·사진)가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창업해 ‘펩타이드 불륨에센스’라는 화장품 단일품목으로 지난해 매출 700억원을 올렸다고 4일 발표했다. 장유호 대표는 “단일품목 매출 700억원은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3~4위에 이르는 것으로 중소기업에서는 이례적인 실적”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경북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증권회사와 수입브랜드 마케팅 기업에 다녔다.

펩타이드 불륨에센스는 출시 3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소비자로부터 반응이 좋았다. 이색적인 디자인이 네티즌 사이에서 ‘은색 병’으로 알려지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장 대표는 “주문이 밀려 한동안 하루 판매량을 2000개 이하로 제한했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위기도 빨리 찾아왔다. 매출이 급성장하자 유사제품이 유통되기 시작했다. 장 대표는 위기 극복을 위해 제품에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시도했다. 근접무선통신(NFC) 기술을 적용해 용기에 칩을 심었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에서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용기에 대면 고유번호로 정품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자동주문까지 할 수 있는 융합기술로 특허신청도 했다.

제이앤코슈의 성장은 코스메슈티컬(화장품에 검증된 의약품 성분을 함유한 제품) 트렌드에 맞춰 글로벌 기업의 성공 요인을 철저하게 분석한 덕분이다. 장 대표는 3~4년간 화장품 관련 연구논문을 뒤지며 원료 배합 비율과 소비자 테스트 등 준비를 철저하게 한 뒤 창업했다. 장 대표는 “고급 원료의 함량을 높인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통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경북테크노파크 지원과 국내 최초로 화장품학과를 운영하는 대구한의대와의 협력으로 마케팅을 확대하고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직원을 25명으로 늘린 장 대표는 “제품의 우수성을 해외로 알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올해부터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산=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