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투자 의사를 밝힌 해외 자본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전년보다 1.9% 늘어난 213억달러(신고액 기준)로 집계됐다고 3일 발표했다. 역대 가장 많은 규모다.

FDI 증가는 서비스업과 그린필드형 투자(기업이 부지를 확보해 공장과 사업장을 설치하는 투자 방식)가 이끌었다. 서비스업 투자는 전년보다 5.3% 늘어난 155억1000만달러로 2011년 이후 6년 연속 증가했다. 그린필드형 투자는 150억2000만달러로 6.5% 늘었다. 반면 인수합병(M&A)형 투자는 전년보다 7.8% 감소한 62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한국은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거대 경제권과 모두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몇 안 되는 나라”라며 “중국 시장 등을 노리고 한국에 진출하는 해외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사상 최대로 불어난 것은 자유무역협정(FTA) 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정부는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난해 유럽연합(EU)의 FDI가 전년 대비 196.5% 증가한 74억달러로 역대 최대였다”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이라는 악재가 있었음에도 EU의 FDI가 증가한 것은 한·EU FTA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FTA 체결국인 중국도 전년보다 3.6% 많은 20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중국 투자액은 3년 연속 증가했다. 누적액은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미 FTA를 맺은 미국은 38억8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9.3% 감소했다. 2015년 미국의 FDI가 사상 최대인 54억8000만달러여서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컸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한국 수출의 18%를 해외 기업이 차지하는 등 한국과 FTA를 체결한 시장을 노리고 국내에 진출하는 기업이 많다”며 “최근 국내적으로 여러 리스크가 있지만 세계은행이 한국을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평가하는 등 대외적 시각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고액 기준 FDI는 늘었지만 도착액 기준 FDI는 97억6000만달러로 전년보다 40.9% 감소했다. 신고 기준은 해외 기업이 얼마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이고, 도착 기준은 실제 들어온 돈이다. 그린필드형(기업이 부지를 확보해 공장과 사업장을 설치하는 투자)은 수년간에 걸쳐 투자가 이뤄져 신고 기준과 도착 기준이 차이가 난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