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념해야 할 위대한 작곡가로는 탄생 450주년을 맞은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1567~1643)의 이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르네상스와 바로크가 교차하던 시기에 옛 양식과 새 양식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던 그는 바흐 이전의 가장 위대한 음악가로 꼽힌다. 막 태동한 오페라의 극적·음악적인 완성도를 단번에 끌어올린 공로자도 몬테베르디였다.
오페라 ‘오르페오’(1607)의 막이 열릴 때 팡파르풍으로 짧게 연주되는 유명한 토카타는 새로운 예술의 등장을 당당하게 선포하는 듯하다.
선진국 근처에는 간 줄 알았더니 한심스럽기 그지없는 현실을 새삼 자각하면서 개혁에 대한 열망이 높아졌다. 격변기를 거치면서도 큰 갈등 없이 새로운 세계를 연 몬테베르디의 혜안이 우리에게도 열리기를 새해 아침에 소망한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