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반기문 양강구도' 뚜렷
황교안, 여권 주자로 급부상
안철수, 4위로 밀려 '비상'
문 전 대표는 단순 지지도에서 20%대를, 반 전 총장은 10%대 후반과 20% 초반대를 보였다. 2012년 신년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가 30%대의 지지율을 나타낸 것과 대비된다. 1위 주자가 압도적으로 앞서가는 양상은 아니라는 뜻이다. 문 전 대표는 일부 조사에선 반 총장과 오차 범위 내에 있다.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20%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박스권’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호재를 만났으나 여전히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30%대인 당 지지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문 전 대표뿐만 아니라 반 전 총장도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두 주자 모두 연대를 통해 구도의 변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 문 전 대표가 최근 국민의당에 잇달아 연대 제의를 한 것은 이런 차원이다.
문 전 대표는 2일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 때 조금 길이 어긋나기는 했지만 모두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룩한) 두 민주 정부의 후예”라며 “대선 과정에서 힘을 모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함께 제3기 민주 정부를 만들라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자 호남 민심의 요구”라고 했다.
귀국을 앞둔 반 전 총장도 특정 정치세력과 손잡을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개혁보수신당(가칭)이 반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문 전 대표, 반 전 총장과 함께 3강을 형성하던 안 전 대표는 대부분 조사에서 이 시장에게 밀려 비상이 걸렸다. 텃밭 호남에서도 지지율이 문 전 대표뿐만 아니라 이 시장에게도 밀렸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여권 내 유력 주자로 부상한 것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여론조사 1위는 대선 가도에서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밴드왜건 효과(대세를 따라가는 현상)’를 누릴 수 있지만 집중 견제를 받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주자별 합종연횡 등 대선까지 변수가 많아 신년 여론조사가 실제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역대 대선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1997년 초 김대중 후보는 이회창·박찬종 후보에게 크게 밀렸으나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으로 승리했다. 2002년엔 ‘이회창 대세론’을 형성했지만 승자는 노무현 후보였다. 2012년 안 전 대표는 신년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에 게 압도적인 지지율 우세를 보였으나 결국 후보직을 양보했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