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트럼프의 재정정책과 인프라 투자, 감세 공약이 세계 경제에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경제는 이미 궤도를 순항 중이다. 가뜩이나 3분기 경제성장률은 3.5%를 기록한 상황이다. 당초 시장 예상 2.9%에서 무려 0.6%포인트나 올랐다. 11월 실업률은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4.6%였다. 트럼프 정책이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미국 경제가 완연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낙관론이 대세다. 이 상태라면 트럼프가 제시한 4.0% 성장도 무난할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도 설득력을 얻는다.
미국 경제 회복은 곧바로 일본과 신흥국들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엔저 영향으로 일본 수출은 11월 전년 동기 대비 8.4%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11월 산업생산(예비치)도 5개월 만에 최대치인 전월 대비 1.5% 증가세다. 구로다 총재는 일본 금리에 대해서는 현행을 유지하겠다고 한다. 미·일 간 금리폭을 넓히는 게 일본 경제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일본만이 아니다. IMF는 브라질과 러시아도 내년엔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회복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도 또한 내년 경제성장률이 8%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도 지난달 수출이 11%나 늘어나는 등 동남아 전체가 수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IT 진보에 따른 생산력 향상이나 유가 안정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국도 물밑에서는 이런 회복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국내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6%나 증가했다. 제조업 생산도 7년2개월 만에 최대치인 3.4%나 늘어났으며 설비투자도 5.3% 늘어났다. ‘소비절벽’이라고 했지만 유통업 매출도 지난달 6.5% 증가했다. 내년에 수출 회복세가 완연해지면서 경기가 더욱 살아날 것 같다. 세계 경제 비관론의 종말이다. 비관론 속에서 전개됐던 중앙은행들의 금융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등 비정상적 상태도 이제 끝났다. 세계는 정상으로 수렴하고 있다. 문제는 온통 비관론이 지배하는 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