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산운용업계가 각종 대내외 악재로 어려운 한 해를 보낸 가운데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펀드 수탁액을 50% 가까이 불려 주목받고 있다. 올 들어 8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아 업계 ‘5위’로 뛰어올랐다.
◆합병 2년 만에 ‘톱5’ 진입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일임 자금을 제외한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펀드 수탁액(21일 설정액 기준, 공사모 및 연기금 자금 포함)은 479조6304억원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삼성자산운용이 61조7039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미래에셋자산운용(60조6846억원)은 2위를 차지했다. KB자산운용(37조6116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31조2858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25조7145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들 5개사 중 키움투자운용의 자금 증가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연말 펀드 수탁액은 17조원대로 7위였지만 올 들어 47%(7조9019억원)나 불렸다. 신한BNPP자산운용(25조원)과 한화자산운용(19조원)을 누르고 처음으로 5위권에 진입했다.

채권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분야에서 안정적인 운용 역량을 선보여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러브콜’을 받은 덕분이다. 키움투자운용의 채권형펀드와 단기금융상품인 MMF 수탁액은 올 들어 각각 52%(2조5277억원), 65%(4조3463억원) 증가했다.

김성훈 키움투자운용 전무는 “2014년 말 우리자산운용과의 합병 이후 2년에 걸친 조직개편과 체질개선 작업이 올해부터 가시적 성과를 낸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ETF도 업계 4위로 도약

키움투자운용의 국내주식펀드 수익률 개선세도 뚜렷했다. 올해 대부분 자산운용사가 국내주식 운용 분야에서 홍역을 치른 가운데 올린 성과다.

키움투자운용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6.28%. 전체 운용사 평균(-0.35%)은 물론 코스피지수 상승률(3.9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 덕택에 주식형펀드에서도 1조원가량 신규 자금을 끌어모았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합병 전 우리운용이 키운 ETF ‘KOSEF’를 기반으로 올해 다양한 종목을 상장해 몸집(순자산)을 45%가량 불렸다. 지난해 ETF운용사 7곳 가운데 7위였으나 올해 달러ETF 등이 급성장하면서 ETF 순자산 4위(1조2172억원)로 급부상했다.

김 전무는 “기관의 투자일임 계약까지 합치면 올 들어 10조원 가까운 외형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헤지펀드 운용과 해외 투자상품 발굴을 담당할 해외법인을 설립해 해외 진출 기반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