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프로야구 선수 연봉이 이렇게 가파르게 상승하게 됐을까. 경제학적으로는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첫째는 지대(rent) 이론이다. 지난 2년간 한국 프로야구 관중이 크게 증가했다. 2014년 650만명 정도이던 관중이 2015년에는 762만명이 됐고, 올해는 833만명으로 늘었다. 당연히 프로구단들의 수입도 늘어났지만 경제학의 지대이론에 따르면 늘어난 수입을 최종적으로 가지는 것은 우수한 경기 능력을 갖춘 한정된 선수들이다.
지대 이론이란 결국 땅의 값을 결정하는 이론이다. 서울 명동에 사람들이 몰려서 명동 상점들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면 그 수익은 누가 가져갈까. 물론 명동 상인들도 수익의 일부를 가져가겠지만 명동 땅을 소유한 지주들이 가장 많이 가져간다. 명동에서 장사가 잘된다는 소문을 들은 다른 상인들이 명동에 가게를 차리려고 하면서 땅값이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땅은 많아도 명동 땅은 희귀하기 때문이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관중이 증가해 더 많은 돈을 번 구단들은 그 돈으로 더 좋은 선수를 구하려고 할 터인데, 야구선수는 많지만 한 팀의 운명을 좌우할 대체 불가능한 선수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이런 대체 불가능한 선수들에게 돈이 몰려서 연봉이 상승하는 것이다.
둘째는 국제무역 이론이다. 수출이 불가능해 국내에서만 판매되던 인삼이 해외에도 판매된다면 가격이 어떻게 될까. 인삼 가격이 오른다. 그 이유는 미국이나 유럽에 수출하면 2만원 받을 수 있는 인삼을 국내에서 굳이 1만원에 팔 생산자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야구선수도 마찬가지다. 최근 국내 선수들이 미국에 진출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야구선수들에게도 국제 무역 시장이 열렸다. 해외에서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선수를 국내에 붙잡아 두려면 몸값을 올려줘야 한다.
지대 수입 증가나 해외 진출 가능성으로 인한 연봉 상승을 누릴 수 있는 야구선수는 대체 불가능한 최상위 선수들뿐이고 대부분의 선수는 그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는 것 또한 씁쓸한 경제의 법칙이다.
한순구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