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세금 감면을 통한 기업들의 원가 부담 줄이기에 나선 데는 ‘저임금 노동력’이라는 중국의 최대 강점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것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생산성을 감안한 중국의 노동비용은 미국과 비교하면 4% 정도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체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03년부터 2015년까지 40%가량 높아졌다. 같은 기간 독일(25%) 영국(30%) 등의 생산성 상승폭을 크게 앞섰다. 반면 이 기간 중국의 임금 상승률은 생산성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고, 위안화도 강세를 보여 미국과 중국의 단위 노동비용은 엇비슷한 수준으로 줄었다.

미국은 또 유럽 중국 등 다른 국가들과 달리 유연한 노동시장, 값싼 에너지, 거대한 내수시장이라는 ‘3박자’를 갖추고 있어 제조업체들이 상당한 혜택을 보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이에 비해 중국은 갈수록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 탓에 ‘세계의 공장’이란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OTRA가 삼성전자 도요타자동차 보잉 등 27개 글로벌 기업의 최근 공장 이전 추진 현황을 분석한 결과 빠져나간 기업이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으로 11개사에 달했다. 중국에 새로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기업은 세 곳에 불과했다. 들어온 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는 베트남(15개사)이었다. 실제 전체 제품의 85%가량을 중국에서 생산했던 일본 의류업체 유니클로는 인건비 상승 등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공장의 생산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