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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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BOJ)이 기존 통화완화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 하락이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일본은행은 20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했다. 지난 9월 장단기 금리 조정 완화책을 내놓은 뒤 석 달 연속 동결 결정이다.

또 10년 만기 국채 금리의 수준을 0%대로 유도하는 '질적 완화책'도 이어진다. 연 80조엔 규모의 채권 매입과 6조엔대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계획 역시 유지된다.

BOJ의 금융정책결정위원 9명 중 7명이 이날 '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반대표는 사토 다케히로 위원과 기우치 다카히데 위원 둘 뿐이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에 대해 "엔화가치 하락이 수출기업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BOJ의 목표"라며 "최근 엔화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양적완화책을 추진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엔화가치의 하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규제 완화와 세금 인하 기대감 등 탓이다. 여기에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따른 달러화의 움직임(강세)도 엔화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 연구원은 "일본은행의 이날 결정은 시장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엔·달러 환율은 내년 1월까지 110엔 중후반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 우려해온 장단기 금리 조정 목표치(10년 만기 국채 금리 0%) 상향의 경우 다소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일본은행이 앞서 장단기 금리 조정책을 내놓은 9월21일 당시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0.02%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전날에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경계감 등으로 0.08% 부근까지 상승했던 것.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경우 매입 가능한 국채가 줄어 언젠가는 금리 목표치를 바꿔야 할 것"이라며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경기 판단과 향후 정책 변화에 대한 신호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