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인플루엔자(AI) 발병 소식에 크게 올랐던 백신주 주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올랐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낸 결과라는 분석이다.

20일 동물용 의약품 제조업체 제일바이오는 전날보다 3.91% 떨어진 4795원에 마감했다. 파루(-4.04%) 이글벳(-5.43%) 중앙백신(-0.81%) 등 다른 AI 관련 백신 생산업체 주가도 떨어졌다.

이들 업체 주가는 지난달 16일 AI가 처음 발생한 직후부터 상승세를 탔다. 제일바이오의 AI 발생 전 주가와 최근 최고점(지난달 21일)을 비교하면 20%가량 급등했다. 같은 기준으로 파루 21%, 이글벳 22% 등 다른 백신 관련주 주가도 AI 발생 이후 크게 올랐다. AI가 확산될수록 백신업체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동물용 백신 생산업체 주가는 AI가 발병하면 일시적으로 오른 뒤 급락한 사례가 많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AI는 백신 관련 업체 실적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테마주로 거론되는 종목은 대개 수익성이 낮고 부채비율이 높은 경우가 많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일바이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에 비해 11.52% 감소한 350억원을 기록했다. 파루는 지난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어든 16억원을 거뒀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