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의 종언] 월가 투자은행 82% "내년 금리인상 두 번"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문과 함께 내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전망치가 나오자 월가의 투자은행(IB) 이코노미스트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결정문 내용과 경제 전망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반면 금리 인상 횟수와 경로가 상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9월 FOMC 회의 결과와 비교하면 실업률 전망치가 0.1%포인트 낮은 4.5%로 나왔다. 하지만 완전고용 상태라는 점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물가상승률은 1.9%로 달라지지 않았다. 성장률도 2.0%에서 2.1%로 미세한 조정만 이뤄졌다. 2018년과 2019년 성장률 전망치는 바뀌지 않았다.

월가의 한 투자분석가는 “FOMC가 내년 기준금리 수준을 높인 구체적인 근거를 대지 않았다”며 “금리 정상화를 위한 의지를 강조했다는 의미로 본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IB는 FOMC가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내년 금리 인상 횟수는 기존의 2회를 유지했다. JP모간은 Fed가 실업률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기존의 두 차례 인상 전망을 수정하지 않았다. 씨티도 성장률과 장기금리 전망이 예상대로 나왔다며 이전처럼 내년 2회 인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월가의 주요 17개 IB 중 14개(82%)가 여기에 동조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내년 세 차례 인상은 지표가 추가로 개선되면 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일종의 의지와 기대를 표시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성명서가 기존의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며 1회 인상을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만 유일하게 내년 3회 인상을 예측했지만 이는 지난달부터 견지해온 것이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FOMC가 내년에 경기가 과열될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폴 애시워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재정지출 확대로 성장률이 2.7%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네 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