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10.02%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0.47%에 그쳤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주식투자 어찌하오리까] 지루한 박스피…해외투자 키워드는 미국·중국·인플레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직접투자액은 2013년 57억달러(약 6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39억달러(약 15조9000억원)로 2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은 해외 주식 직접투자의 키워드로 미국, 중국, 인플레이션을 제시했다.

◆미국 업종별 1위 기업 주목

미국은 국내 투자자들이 비교적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투자처다. 개별 종목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데다 기업 실적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각 분야 1위 기업이 유망 투자 대상으로 꼽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과 인터넷 업체 알파벳(구글),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갖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월트디즈니, 미국 최대 건강보험 및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등이 증권사들이 첫손으로 꼽은 추천 종목이다.

선강퉁(선전·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 제도가 5일부터 시행되면서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중국 1위 메신저인 ‘위챗’으로 1년 새 매출(9월 기준) 49%, 영업이익 42%가 늘어난 텐센트를 추천한 증권사가 많았다. 중국건축 상하이신양 청신환경기술 등도 추천 목록에 올랐다.

◆환테크가 수익률 가른다

증권사들이 꼽은 또 하나의 해외투자 키워드는 ‘인플레이션’이다. 미국과 중국이 재정확대 정책을 펼치면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 관련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많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뱅크론에 투자하는 ‘PowerShareSeniorLoanPorfolio’ ETF, 신흥국 경기민감 기업에 투자하는 ‘EG Shares Emerging Market Consumer’를 추천했다.

인플레이션 국면에는 유가와 연동해 움직이는 상품들도 유망하다는 평가다. 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마스터합작회사(MLP) ETF인 ‘AlerianMLP’ ETF와 ‘iShares US Oil & Gas Exploration & Production’ ETF, ‘SPDR S&P Oil & GAS Exploration & Production’ ETF 등이 대표적이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은 “미국 셰일오일은 한계기업 정리 등 구조조정과 기술개발 등으로 유가 상승 국면에서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주식 투자는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연간 매매차익 소득이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 소득의 22%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연말에 보유하고 있는 종목 중 손실을 본 종목을 팔았다가 다시 사들이는 방법으로 실현 수익을 줄이면 세금을 아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율이다. 종목 투자로 매매차익을 냈다고 해도 환차손이 나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억원 단위로 투자하면 증권사에 환헤지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지만 규모가 작다면 스스로 ‘환테크’를 병행해야 한다.

환전 타이밍과 매매 타이밍을 달리 가져가는 것도 방법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원화가 강세일 때는 당장 눈에 띄는 종목이 없다 하더라도 환전하는 게 좋다”며 “주식을 매도했을 때도 환율이 좋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세금은 매매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주식을 판 뒤 환테크로 얻는 수입은 양도세와 관련이 없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