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6년 폭발…황 4500만t 달해
북한 국가과학원과 평양국제새기술경제정보센터 연구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영국 런던대와 케임브리지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백두산 폭발로 발생한 가스가 지금까지 최대 규모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보다 많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 30일자에 발표했다.
946년 백두산에서는 1000년에 한 번 발생할 만한 큰 규모의 화산 분화가 일어났다. 화산이 분화하면 마그마 외에도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황과 할로겐 등 다양한 물질이 공기 중에 가스로 분출된다.
연구진은 백두산 인근에서 채취한 암석에서 과거 백두산 분출 중 대기에 남아 있던 주요 성분을 발견했다. 이어 그린란드 등에서 채취한 빙하에 남아 있는 황 등 주요 화산 가스 성분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946년 백두산 화산 폭발로 방출된 황의 양이 1815년 일어난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 때보다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탐보라 화산이 내뿜은 화산재는 반경 600㎞ 지역을 덮어 3일간 캄캄한 밤으로 만들었고, 일부 가스는 성층권으로 올라가 햇빛이 지면에 닿는 것을 막아 지구 기온을 수년간 1도가량 낮췄다고 보고됐다. 연구진은 백두산 폭발로 방출된 황이 450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기존 연구로 알려진 황의 양보다 22.5배 더 많다.
연구진은 다만 백두산 화산 폭발이 지구적인 기후변화를 초래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백두산이 비교적 고위도에 있고, 분출 시기가 겨울이어서 성층권에서 가스가 빨리 제거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북한 과학자들은 지난 4월에도 같은 서방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통해 백두산 천지 5~10㎞ 아래에 서울 면적보다 큰 마그마방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