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 4명 중 1명은 코스닥시장을 ‘투기적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량 기업을 코스닥시장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상장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한국거래소는 22일 서울 여의도 사옥 국제회의장에서 ‘코스닥시장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고 올해 개장 20주년을 맞은 코스닥의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토론회에서 발표된 투자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이 ‘첨단 기술주 시장(31%)’이란 긍정적 이미지도 갖고 있지만 ‘투기적 시장(25%)’이란 부정적 인식도 많았다. ‘유가증권시장의 2부 시장’이라는 시각(22%)도 적지 않았다.

시장을 대표하는 우량주가 부족한 점이 코스닥시장의 한계라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최근 3년간 코스닥 시가총액 10위 안에 꾸준히 든 기업은 카카오 셀트리온 등 5개사에 불과하다. 코스닥 상장이 가능한 외부감사 대상 법인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상장한 기업은 이 중 5%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엔 삼성바이오로직스 넷마블 등 ‘대어급’ 기업이 코스닥이 아니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결정했다. 상장 혜택이 거의 동일해 기업으로선 유가증권시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날 주제 발표를 한 엄경식 UC버클리 교수는 “바이오 게임 등 업종의 기업들이 코스닥 상장을 주저하면서 시장 정체성이 흐려지고 있다”며 “코스닥 상장 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거나 업종별 상장시장 구분 정책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