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5% 관세폭탄' 조짐에 중국 "보잉기 안 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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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통상전쟁'으로 치닫나
중국 언론 "미국 옥수수 수입도 중단"
트럼프측 "보호무역 발언 협상용"
한국·일본 등 수출전선 '격랑' 예고
중국 언론 "미국 옥수수 수입도 중단"
트럼프측 "보호무역 발언 협상용"
한국·일본 등 수출전선 '격랑' 예고
미국과 중국 간 통상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대로 내년 1월20일(현지시간)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중국산 수입품에 4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얘기가 누그러들 기미가 없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중국은 관영 언론을 통해 “중국을 위협하면 미국 보잉사 대신 유럽 에어버스사 항공기를 구매하고, 미국산 콩 옥수수 등의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은 세계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충돌 조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세폭탄’엔 수입 중단으로 대응?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4일 사설에서 “트럼프가 중국산 수입품에 45% 관세를 물리면 양국 관계는 마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경우 중국은 보잉사에 주문한 여객기를 에어버스사 여객기로 바꾸고 미국산 자동차와 아이폰의 중국 내 판매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산 콩과 옥수수 수입도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보잉사 항공기 300대를 구매하겠다는 ‘선물’을 안겼다. 중국은 미국산 콩과 옥수수의 최대 수입국이다.
환구시보는 중국에서 민족주의 성향이 가장 강한 언론으로 꼽힌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 내 강경파 기류를 충실하게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환구시보는 다만 “눈치 빠른 사업가인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순진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며, 역대 미국 대통령도 중국과 전면적인 통상전쟁을 감히 벌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당선자가 환율조작국 지정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45% 수입관세 부과는 실행에 옮기지 못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의 ‘취임 100일 구상’ 자문역을 맡은 윌버 로스는 “당선자가 얘기한 것은 45% 수입관세를 대중(對中)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신세’ 아시아국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에 45% 수입관세를 부과하지 않더라도 양국 간 통상마찰은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보다 훨씬 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백인 서민층 사이에서는 ‘중국산 저가 수입품 범람으로 일자리를 빼앗겼다’는 피해의식이 팽배해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이를 마냥 외면할 순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미·중 간 교역 위축은 미국의 주요 아시아 동맹국 수출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세계 수출품의 9%가량을 수입하고 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미국 유럽 등지로 완제품을 수출하는 데 필요한 중간재다.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위축되면 일본 한국 대만 등의 대중 수출은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에 수입관세 15%만 부과해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홍콩의 GDP 증가율이 0.8%포인트 하락하고, 한국도 0.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투자은행 HSBC도 2006년을 기점으로 아시아 주요국 경제는 미국보다 중국에 더 의존해 왔다고 분석했다. 미국과의 통상전쟁으로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하면 아시아 국가들도 즉각 피해를 볼 것이라고 관측했다.
시진핑, 트럼프에 당선 축하전화
이런 가운데 시 주석과 트럼프 당선자가 이날 첫 전화통화를 했다. 미 대선이 끝난 지 5일 만이다. 시 주석은 “양국이 협조를 강화해 글로벌 경제성장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당선자도 “양국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강동균 기자 oasis93@hankyung.com
‘관세폭탄’엔 수입 중단으로 대응?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4일 사설에서 “트럼프가 중국산 수입품에 45% 관세를 물리면 양국 관계는 마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경우 중국은 보잉사에 주문한 여객기를 에어버스사 여객기로 바꾸고 미국산 자동차와 아이폰의 중국 내 판매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산 콩과 옥수수 수입도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보잉사 항공기 300대를 구매하겠다는 ‘선물’을 안겼다. 중국은 미국산 콩과 옥수수의 최대 수입국이다.
환구시보는 중국에서 민족주의 성향이 가장 강한 언론으로 꼽힌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 내 강경파 기류를 충실하게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환구시보는 다만 “눈치 빠른 사업가인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순진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며, 역대 미국 대통령도 중국과 전면적인 통상전쟁을 감히 벌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당선자가 환율조작국 지정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45% 수입관세 부과는 실행에 옮기지 못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의 ‘취임 100일 구상’ 자문역을 맡은 윌버 로스는 “당선자가 얘기한 것은 45% 수입관세를 대중(對中)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신세’ 아시아국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에 45% 수입관세를 부과하지 않더라도 양국 간 통상마찰은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보다 훨씬 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백인 서민층 사이에서는 ‘중국산 저가 수입품 범람으로 일자리를 빼앗겼다’는 피해의식이 팽배해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이를 마냥 외면할 순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미·중 간 교역 위축은 미국의 주요 아시아 동맹국 수출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세계 수출품의 9%가량을 수입하고 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미국 유럽 등지로 완제품을 수출하는 데 필요한 중간재다.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위축되면 일본 한국 대만 등의 대중 수출은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에 수입관세 15%만 부과해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홍콩의 GDP 증가율이 0.8%포인트 하락하고, 한국도 0.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투자은행 HSBC도 2006년을 기점으로 아시아 주요국 경제는 미국보다 중국에 더 의존해 왔다고 분석했다. 미국과의 통상전쟁으로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하면 아시아 국가들도 즉각 피해를 볼 것이라고 관측했다.
시진핑, 트럼프에 당선 축하전화
이런 가운데 시 주석과 트럼프 당선자가 이날 첫 전화통화를 했다. 미 대선이 끝난 지 5일 만이다. 시 주석은 “양국이 협조를 강화해 글로벌 경제성장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당선자도 “양국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강동균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