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사람 냄새 물씬 나는 그 골목길…문화·예술이 여기 다 모였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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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선정 - 골목길 관광명소
폭염에 시달리던 것이 어제 같은데 언제 그랬냐는 듯 쌀쌀해졌다.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는 기쁨도 커졌다. 하지만 스쳐 지나가듯 짧기만 한 가을은 쓸쓸함을 더한다. 혼자라도 좋다. 우울함을 털고 어디로든 떠나보자. 한국관광공사는 ‘사람 향기 물씬 나는 골목길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가볼 만한 여행지를 선정했다. 누군가가 그리운 계절에 가면 더욱 좋은 곳이다. 얼마 남지 않은 가을, 골목길과 주변 여행지에서 차분한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느릿느릿 걷기 좋은 경복궁 옆 동네, 서촌
서촌은 경복궁 서쪽을 일컫는다. 경복궁 서문인 영추문을 끼고 청와대까지 곧장 이어지는 효자로 왼쪽의 지역을 말한다. 역사적으로 북촌이 왕족과 사대부의 거주 공간이었다면, 서촌은 의관과 역관 등 중인의 터전이었다.
최근 서촌의 인기가 부쩍 높아진 데는 낡고 오래됐어도 정겹고 편안한 이곳의 분위기가 큰 역할을 했다. 오래된 동네, 낡은 골목은 고층 빌딩과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도시인의 향수를 자극한다. 현재 카페로 운영하는 ‘대오서점’은 1951년 개업한 서촌의 상징이다. 서촌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다는 중국집 ‘영화루’도 고풍스러운 외관을 보여준다. 시인 이상의 옛집은 복원 후 문화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1930년대 후반에 지은 박노수가옥은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으로 개조됐다.
서촌 탐방은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시작한다. 자하문터널 방면으로 이어지는 자하문로를 중심으로 서쪽과 동쪽을 나눠 돌아보면 편하다. 종로구청 관광체육과 (02)2148-1858
충남의 중심이 된 대전 원도심 여행 대흥동·선화동·은행동·중앙동 일대는 대전시의 오랜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곳이다. 과거 대전의 중심지로 흔히 ‘대전 원도심’이라고 불린다. 그중 대전근현대사전시관과 대흥동 일대는 대전 원도심 여행의 중심지다.
80년간 충청남도청으로 사용된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은 대전의 100년 역사를 품은 곳으로 충청남도청 이전과 대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지난 10월에는 경관 조명이 설치돼 저녁이면 형형색색으로 물든 야경이 연출되므로 늦게 찾아가도 괜찮다.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대흥동 일대에서 쉬어가 보자. 여행자의 성지가 된 카페 ‘도시여행자’를 비롯해 문화와 예술이 결합된 카페, 가볍게 둘러볼 수 있는 갤러리와 공방이 즐비하다. 소제동 철도관사촌에 가면 일제강점기 건물과 그곳에 공존하는 이들의 삶을 볼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 숲이 아름다운 장태산자연휴양림,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한밭수목원은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높다. 대전광역시 관광진흥과 (042)270-3972
가을 정취 ‘물씬’ 경주 감포 해국길
경주 감포공설시장 건너편에 자리한 해국길은 1920년대 개항 이후 일본인 이주 어촌이 형성된 곳으로 당시 가장 번화한 거리였다. 일본 어민이 살던 ‘다물은집’을 비롯해 일본식 적산가옥이 여러 채 남았으며, 옛 창고와 우물, 목욕탕 건물 등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600m 정도로 길지 않지만, 골목을 따라가는 벽마다 해국이 그려져 있다. 색깔이며 모양이 전부 다르다. 이름처럼 벽마다 그려진 해국을 보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을에 가장 어울리는 경주의 여행지로 동궁과 월지를 꼽는 이가 많다. 동궁은 태자가 살던 신라 왕궁의 별궁, 월지는 동궁 안에 있는 연못이다. 그동안 안압지, 임해전지로 불리다 경주 동궁과 월지로 명칭이 바뀌었다. 동궁과 월지를 비롯해 첨성대와 대릉원 주변에 해가 지고 은은한 조명이 들어오면 주변이 화사해진다. 단풍이 은은한 분황사, 한옥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내는 경주교촌마을에서도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복어회, 교리김밥, 우엉김밥, 유부쫄면 등으로 출출한 배를 채우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된다. 경주시청 관광컨벤션과 (054)779-6078
문화와 사람이 어우러진 순천 마을 여행 전남 순천은 대한민국 생태 여행 1번지로 유명하다. 문화와 사람이 어우러진 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조곡동의 철도문화마을은 80년이 넘는 철도 역사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순천제일대 옆 남제골 벽화마을은 순천의 과거와 현재를 엿보는 추억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600여년 전 선조들의 숨결이 남아 있는 낙안읍성 민속마을도 놓치면 곤란하다.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김빈길 장군이 축조한 순천 낙안읍성 안에는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초가 사이로 난 돌담길을 걷다 보면, 옛사람들의 모습이 아스라이 떠오르는 듯하다.
가을의 순천은 더없이 황홀해진다. 화려한 갈대밭을 보여주는 순천만습지, 형형색색 꽃이 만발한 순천만국가정원,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야생차를 마시며 가을 정취에 빠지는 선암사까지 발길을 끄는 곳으로 가득하다. 금요일과 토요일에 신나는 야시장도 열린다. 대학생과 청년 사업가, 지역 소상인이 참여해 아이디어 넘치는 요리를 낸다. 순천시청 관광진흥과 (061)749-5502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
느릿느릿 걷기 좋은 경복궁 옆 동네, 서촌
서촌은 경복궁 서쪽을 일컫는다. 경복궁 서문인 영추문을 끼고 청와대까지 곧장 이어지는 효자로 왼쪽의 지역을 말한다. 역사적으로 북촌이 왕족과 사대부의 거주 공간이었다면, 서촌은 의관과 역관 등 중인의 터전이었다.
최근 서촌의 인기가 부쩍 높아진 데는 낡고 오래됐어도 정겹고 편안한 이곳의 분위기가 큰 역할을 했다. 오래된 동네, 낡은 골목은 고층 빌딩과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도시인의 향수를 자극한다. 현재 카페로 운영하는 ‘대오서점’은 1951년 개업한 서촌의 상징이다. 서촌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다는 중국집 ‘영화루’도 고풍스러운 외관을 보여준다. 시인 이상의 옛집은 복원 후 문화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1930년대 후반에 지은 박노수가옥은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으로 개조됐다.
서촌 탐방은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시작한다. 자하문터널 방면으로 이어지는 자하문로를 중심으로 서쪽과 동쪽을 나눠 돌아보면 편하다. 종로구청 관광체육과 (02)2148-1858
충남의 중심이 된 대전 원도심 여행 대흥동·선화동·은행동·중앙동 일대는 대전시의 오랜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곳이다. 과거 대전의 중심지로 흔히 ‘대전 원도심’이라고 불린다. 그중 대전근현대사전시관과 대흥동 일대는 대전 원도심 여행의 중심지다.
80년간 충청남도청으로 사용된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은 대전의 100년 역사를 품은 곳으로 충청남도청 이전과 대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지난 10월에는 경관 조명이 설치돼 저녁이면 형형색색으로 물든 야경이 연출되므로 늦게 찾아가도 괜찮다.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대흥동 일대에서 쉬어가 보자. 여행자의 성지가 된 카페 ‘도시여행자’를 비롯해 문화와 예술이 결합된 카페, 가볍게 둘러볼 수 있는 갤러리와 공방이 즐비하다. 소제동 철도관사촌에 가면 일제강점기 건물과 그곳에 공존하는 이들의 삶을 볼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 숲이 아름다운 장태산자연휴양림,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한밭수목원은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높다. 대전광역시 관광진흥과 (042)270-3972
가을 정취 ‘물씬’ 경주 감포 해국길
경주 감포공설시장 건너편에 자리한 해국길은 1920년대 개항 이후 일본인 이주 어촌이 형성된 곳으로 당시 가장 번화한 거리였다. 일본 어민이 살던 ‘다물은집’을 비롯해 일본식 적산가옥이 여러 채 남았으며, 옛 창고와 우물, 목욕탕 건물 등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600m 정도로 길지 않지만, 골목을 따라가는 벽마다 해국이 그려져 있다. 색깔이며 모양이 전부 다르다. 이름처럼 벽마다 그려진 해국을 보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을에 가장 어울리는 경주의 여행지로 동궁과 월지를 꼽는 이가 많다. 동궁은 태자가 살던 신라 왕궁의 별궁, 월지는 동궁 안에 있는 연못이다. 그동안 안압지, 임해전지로 불리다 경주 동궁과 월지로 명칭이 바뀌었다. 동궁과 월지를 비롯해 첨성대와 대릉원 주변에 해가 지고 은은한 조명이 들어오면 주변이 화사해진다. 단풍이 은은한 분황사, 한옥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내는 경주교촌마을에서도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복어회, 교리김밥, 우엉김밥, 유부쫄면 등으로 출출한 배를 채우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된다. 경주시청 관광컨벤션과 (054)779-6078
문화와 사람이 어우러진 순천 마을 여행 전남 순천은 대한민국 생태 여행 1번지로 유명하다. 문화와 사람이 어우러진 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조곡동의 철도문화마을은 80년이 넘는 철도 역사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순천제일대 옆 남제골 벽화마을은 순천의 과거와 현재를 엿보는 추억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600여년 전 선조들의 숨결이 남아 있는 낙안읍성 민속마을도 놓치면 곤란하다.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김빈길 장군이 축조한 순천 낙안읍성 안에는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초가 사이로 난 돌담길을 걷다 보면, 옛사람들의 모습이 아스라이 떠오르는 듯하다.
가을의 순천은 더없이 황홀해진다. 화려한 갈대밭을 보여주는 순천만습지, 형형색색 꽃이 만발한 순천만국가정원,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야생차를 마시며 가을 정취에 빠지는 선암사까지 발길을 끄는 곳으로 가득하다. 금요일과 토요일에 신나는 야시장도 열린다. 대학생과 청년 사업가, 지역 소상인이 참여해 아이디어 넘치는 요리를 낸다. 순천시청 관광진흥과 (061)749-5502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