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TDF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곳은 삼성자산운용이다. 지난 4월 미국 내 1000조원 규모의 연금자산을 굴리는 캐피털사와 제휴를 맺고 TDF 7개를 내놓았다. 삼성운용의 TDF는 캐피털 그룹의 11개 글로벌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김정훈 삼성운용 연금사업본부장은 “투자자들이 자신의 은퇴 시점을 정해 7개 펀드 중 하나를 고르면 펀드 내에서 매일 주식, 채권 비중이 조금씩 조절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운용 TDF는 출시 6개월 만에 설정액 500억원대를 돌파했다.
한국투신운용도 지난달 미국 내 3위 TDF 전문운용사인 ‘티 로 프라이스’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펀드 운용을 시작한다. 국내 운용사들이 TDF 출시를 위해 잇따라 외국계 운용사들과 손잡는 이유는 아직 글로벌 리서치를 통한 자산배분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다. 윤성혜 한국투신운용 퇴직연금 마케팅부문 부장은 “145조원 규모의 TDF를 굴리는 티 로 프라이스의 운용 노하우를 전수받아 은퇴 시기를 10개 정도로 나눠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한국투신 등 두 운용사는 서로 ‘한국형 TDF’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단순히 글로벌 펀드를 가져다 파는 게 아니라 국내 투자자의 직장생활, 은퇴 시점, 평균수명, 초기연봉,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 등 다양한 생애주기 요소를 반영해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자체 글로벌 자산배분 프로그램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