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빠를수록 좋다
집값 정체·기대여명 늘어 월지급금 줄어드는 추세
신3종세트 눈길
70%까지 인출해 대출갚고 남은 금액 연금수령 가능
연금 가입 사전 계약하면 보금자리 금리 최대 0.3%P ↓
주택연금이란
주택연금은 부부 중 한 명이 만 60세 이상인 가구의 주택(9억원 이하) 소유자가 주택을 담보로 매달 일정 금액을 연금으로 받는 제도다. 올해 기준 70세인 사람이 9억원짜리 주택을 맡기면 월 286만원을 받을 수 있다. 가입연령이 높을수록, 주택가격이 비쌀수록 월 연금액이 늘어나는 구조다.
주택연금 가입 후 사망 때까지 받은 연금이 주택가격보다 많으면 주택을 팔아 받은 연금을 상환하면 된다. 부족한 금액은 따로 청구하지 않는다. 자녀에게 물려줄 재산만 없어지는 것이다. 연금액이 주택가격보다 적으면 나머지는 자녀에게 상속된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뒤 집값이 오르거나 내려도 월 지급금은 같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자식에게 물려줄 몫이 더 커진다. 주택연금을 받다가 이사를 갈 때 이사 가는 집이 기존 집과 가격이 같으면 월 지급금은 그대로다. 더 비싼 집으로 가면 월 지급금이 올라간다. 더 싼 집으로 갈 때는 주택 가격 차액만큼 주택금융공사에 내면 월 지급금은 같다. 재건축 때도 마찬가지다.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의 월 지급금은 매년 바뀐다. 주택 가격 상승률이 낮아지고, 기대여명이 늘어나면 월 지급금은 줄어든다. 올해 신규 가입자(60세 기준)의 월 지급금은 작년 가입자보다 평균 0.1% 감소했다. 신규 가입자의 월 지급금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최대한 빨리 가입하는 것이 낫다.
신(新) 3종세트 혜택은
기존 주택연금을 보강해 올해 4월 새로 출시된 3종세트는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 △주택연금 사전예약 보금자리론 △우대형 주택연금 등이다.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은 기존 대출 상환을 위해 연금 지급 한도의 70%까지 한번에 인출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일시 인출한 금액으로 대출을 갚고, 남은 금액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인출 한도는 가입자가 60세에 주택가격이 5억원이면 1억4300만원이다. 이 돈으로 대출을 갚고 받을 수 있는 월 연금액은 34만원이다.
주택연금 사전예약 보금자리론은 부부 중 한 명이 만 40세 이상이면서 무주택자 또는 부부 기준 9억원 이하 1주택 소유자가 만 60세 이후 주택연금에 가입할 것을 사전 예약하면 우대금리를 적립한 뒤 연금 전환 때 장려금으로 주는 상품이다.
주택연금 사전예약 보금자리론에 가입하면 우대금리 0.15%포인트를 적립해준다. 기존 일시상환·변동금리 대출을 상환하면서 이 상품에 가입하면 추가로 0.15%포인트를 쌓아준다. 40세 가입자가 30년 만기로 주택연금 사전예약 보금자리론으로 2억원을 받아 집을 산 뒤 70세 때 주택연금으로 전환하면 최대 1544만원을 장려금으로 받는 방식이다.
우대형 주택연금은 부부 중 한 명이 만 60세 이상이면서 부부 기준 1억5000만원 이하 1주택 소유자면 가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일반 주택연금보다 8~15%가량 월 연금액을 더 주는 것이 특징이다. 70세, 주택가격 1억3000만원인 경우 일반형의 월 연금액은 42만원이지만 우대형으로 가입하면 월 46만원을 받을 수 있다. 9억원 초과 주택도 가입 가능
정부는 연내 9억원이 넘는 집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지금은 9억원 이하 주택만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월 연금액은 9억원짜리 집으로 가입할 때와 거의 같다. 올해 70세인 사람이 9억원짜리 집으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매월 286만원, 65세에 가입하면 월 242만원을 받을 수 있다. 15억원짜리 집으로 가입해도 9억원짜리 주택과 거의 같다. 15억원짜리 주택을 팔고 9억원짜리 주택을 구입해 가입할 수도 있지만 매매에 따른 양도세와 취득세 등의 부담을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
9억원 초과 주택을 여럿 보유한 다주택자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1주택 소유자 또는 보유 주택 합산가격이 9억원 이하인 다주택자만 가입할 수 있지만 개정 법령이 시행되면 보유 주택 수에 상관없이 가입할 수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