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6] "현 상황은 세기말 혼란과 비슷…인재양성, 어느때보다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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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꾸준히 양성해 적재적소에 배치했더라면 '비선' 논란 없었을 것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 위해 인재포럼이 지속적 감시를
창업교육 여전히 아쉬움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 위해 인재포럼이 지속적 감시를
창업교육 여전히 아쉬움
대한민국이 격랑에 휩싸였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투톱’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대폭 줄어드는 등 경제 성장의 엔진이 멈춘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마당에 정치권에선 ‘비선 실세’ 의혹까지 터졌다. 절체절명의 위기지만 길거리에 ‘대통령 탄핵·하야’란 구호가 등장할 정도로 국정 운영에 대한 실망과 좌절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재 정책의 실패가 빚은 참극이라고 지적했다. ‘비선(秘線)’ 대신 나라를 경영할 인재를 꾸준히 키우고,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인재(人災)’라는 얘기다. 인재 양성을 화두로 11년째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6’이 주목받는 이유다.
올해 인재포럼은 ‘꿈, 도전, 그리고 창조’를 주제로 다음달 1일부터 사흘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행사 개막에 앞서 염재호 고려대 총장, 강성모 KAIST 총장 등 포럼의 조타수 역할을 할 주요 세션의 좌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한국 사회가 역사적 전환의 기로에 섰다”며 “기본으로 돌아가 교육을 바로 세우는 것만이 위기를 극복할 해답”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기말의 혼란 보는 듯하다”
염 총장은 냉정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기말의 혼란과 비슷한 상황이지만 정부조차 인식을 못 하고 있다”며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과거 담론에 발목을 잡힌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고용률, 취업률을 사례로 들었다. 염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은 곧 고용시대의 종말”이라며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꺼리는 마당에 정부가 고용정책에 집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꼬집었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교육부터 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세계은행 등 주요 국제기구도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급격한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총장은 창업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총장은 “창업을 했기에 오늘의 삼성이 있고, 이병철(삼성 창업자) 같은 기업인이 나온 것”이라며 “아직도 (KAIST 같은) 대학에서 창업을 해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대학이 낡은 틀에 갇혀 있다는 따끔한 지적도 쏟아졌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가장 안 바뀌는 곳이 대학”이라고 했다. 염 총장은 고려대의 3무(無) 정책(절대평가·자율출석·무감독 시험) 시행 1년 성과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생각해야 풀 수 있는 문제를 내라고 했더니 교수 참여율이 3%도 안 됐다”며 “학교를 바꾸는 게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기본으로 돌아가 인재 키워야”
나승일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는 “아무리 좋은 정책도 대학입시와 연결되는 순간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고 현 교육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나 교수는 “공교육이 비판받는 이유는 한 가지 방식으로만 가르쳐 놓고 아이들을 줄 세운 뒤 뒷줄에 있는 학생들은 경쟁력이 없다고 팽개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부터 자신이 중심이고 나머지는 주변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인실 교수는 “교육부가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지금의 시스템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높아진 인재포럼의 위상에 걸맞게 미래 세대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해달라는 당부도 쏟아졌다. 장순흥 한동대 총장은 “초·중·고교 교육과정에 지나치게 에너지를 낭비하게 하는 현 구조를 대학과 대학원에 가서 열심히 공부하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며 “변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인재포럼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정권이 바뀌는 5년마다 정부 정책이 단절되는 게 고질적 병폐 중 하나”라며 “교육정책이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인재포럼이 감시자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송영중 한국산업기술대 석좌교수는 “인재양성이라는 주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동휘/임기훈 기자 donghuip@hankyung.com
올해 인재포럼은 ‘꿈, 도전, 그리고 창조’를 주제로 다음달 1일부터 사흘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행사 개막에 앞서 염재호 고려대 총장, 강성모 KAIST 총장 등 포럼의 조타수 역할을 할 주요 세션의 좌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한국 사회가 역사적 전환의 기로에 섰다”며 “기본으로 돌아가 교육을 바로 세우는 것만이 위기를 극복할 해답”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기말의 혼란 보는 듯하다”
염 총장은 냉정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기말의 혼란과 비슷한 상황이지만 정부조차 인식을 못 하고 있다”며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과거 담론에 발목을 잡힌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고용률, 취업률을 사례로 들었다. 염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은 곧 고용시대의 종말”이라며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꺼리는 마당에 정부가 고용정책에 집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꼬집었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교육부터 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세계은행 등 주요 국제기구도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급격한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총장은 창업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총장은 “창업을 했기에 오늘의 삼성이 있고, 이병철(삼성 창업자) 같은 기업인이 나온 것”이라며 “아직도 (KAIST 같은) 대학에서 창업을 해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대학이 낡은 틀에 갇혀 있다는 따끔한 지적도 쏟아졌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가장 안 바뀌는 곳이 대학”이라고 했다. 염 총장은 고려대의 3무(無) 정책(절대평가·자율출석·무감독 시험) 시행 1년 성과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생각해야 풀 수 있는 문제를 내라고 했더니 교수 참여율이 3%도 안 됐다”며 “학교를 바꾸는 게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기본으로 돌아가 인재 키워야”
나승일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는 “아무리 좋은 정책도 대학입시와 연결되는 순간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고 현 교육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나 교수는 “공교육이 비판받는 이유는 한 가지 방식으로만 가르쳐 놓고 아이들을 줄 세운 뒤 뒷줄에 있는 학생들은 경쟁력이 없다고 팽개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부터 자신이 중심이고 나머지는 주변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인실 교수는 “교육부가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지금의 시스템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높아진 인재포럼의 위상에 걸맞게 미래 세대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해달라는 당부도 쏟아졌다. 장순흥 한동대 총장은 “초·중·고교 교육과정에 지나치게 에너지를 낭비하게 하는 현 구조를 대학과 대학원에 가서 열심히 공부하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며 “변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인재포럼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정권이 바뀌는 5년마다 정부 정책이 단절되는 게 고질적 병폐 중 하나”라며 “교육정책이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인재포럼이 감시자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송영중 한국산업기술대 석좌교수는 “인재양성이라는 주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동휘/임기훈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