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롤러코스터 탄 삼성전자 '모바일'…그래도 믿을 건
[ 박희진 기자 ]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실적이 올 들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스마트폰 '갤럭시S7' 흥행과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라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을 왔다갔다하는 모습이다.

27일 삼성전자는 올 3분기 확정 실적으로 영업이익 5조2000억원, 매출 47조8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29.7% 급감했고, 매출은 7.5% 줄었다.

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 가운데 IM 부문이 벌어들인 금액은 겨우 1000억원에 그쳤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의 충격이 그대로 반영된 숫자다.

이번 성적을 더 암울하게 하는 건 IM 부문의 직전 분기 실적이다. IM 부문은 지난 2분기 2년 만에 영업이익 4조원 시대를 다시 열었다.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비관적 전망 속에서도 갤럭시S7 시리즈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덕분이었다.

삼성전자 IM 부문 영업이익은 '갤럭시S5'의 부진으로 2014년 3분기 1조원대로 떨어진 이후 줄곧 2조원 안팎에 머물러 있었다.

올 들어선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S7 효과에 힘입어 1분기엔 3조890억원, 2분기엔 4조320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껑충 뛰어올랐다. 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에 달했던 2~3년전 수준은 아니었지만 식어가던 스마트폰 성장동력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그러나 어렵게 되찾은 과거의 영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8월 출시된 갤럭시노트7가 제품 안전 문제로 단종되면서 7조원이 넘는 손실을 안겼다. 삼성전자는 이 중 3조6000억원을 3분기 실적에 반영했고, 그 결과 IM 부문은 전례없던 '영업이익 1000억'이란 성적을 받아들었다.

삼성전자는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추가로 3조원대 중반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7 엣지'(왼쪽)와 '갤럭시A'.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7 엣지'(왼쪽)와 '갤럭시A'.
이제 관심은 IM 부문의 부활 시점이다. 최악의 성적을 과거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 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바로 다음 분기부터 IM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수준인 2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측은 갤럭시S 시리즈의 최고 흥행작인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의 저력을 의심하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로 3분기 실적은 급감했지만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폭은 크지 않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이경태 삼성전자 IM부문 상무는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다른 스마트폰 제품의 판매를 늘리고 있다"며 "특히 갤럭시S7 시리즈의 경우 3분기에도 견조한 판매 수요를 유지했고 연간 판매량도 전작을 크게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는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 중 출시 당해연도 기준 판매량이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갤럭시S7 등 대안 모델들이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갤럭시노트7 추가 보상방안도 갤럭시S7 시리즈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을 갤럭시S7이나 갤럭시S7 엣지 중 하나로 교환해 1년간 사용하다 내년 '갤럭시S8'이나 '갤럭시노트8'을 구입할 때 기기를 반납하면 잔여 할부금(2년 약정 기준)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1년이 지나기 전에 신제품 구입을 원한다면 그 시점부터 12개월치까지의 할부금을 별도로 내야 한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갤럭시노트7 교환율은 약 15% 수준으로 높지 않다. 업계는 많은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의 추가 보상안을 기다리고 있었던 만큼 이번주말부터 교환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들도 갤럭시노트7 빈자리를 채우는 데 의미있는 기여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갤럭시A'와 '갤럭시J'의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실제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보상방안에 대한 부정적인 일부 온라인 반응과 달리 이통사 판매점에선 갤럭시S7 시리즈로의 교환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