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인문학콘서트'에 빠진 CEO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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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CEO 행복인문학콘서트
2004년부터 월 2회 오전 강연…강연마다 기업인 200여명 몰려
박수복 대륙금속 회장 "고품질 강연 빠지지않고 들어"
2004년부터 월 2회 오전 강연…강연마다 기업인 200여명 몰려
박수복 대륙금속 회장 "고품질 강연 빠지지않고 들어"
부산·울산·경남지역 최고경영자(CEO)들이 아침밥도 거르고 새벽에 달려와 듣는 강의가 있다. 부경대가 운영하는 ‘부경CEO 행복인문학콘서트’다. 2014년 5월12일 처음 시작한 이 강의는 다음달 24일 올해 강의가 끝나면 38번째가 된다. “유익하면서도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강연에 몰리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7시 부경대 대연캠퍼스 미래관 2층 소민홀에서 열린 부경CEO 행복인문학콘서트. 서희태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나타나자 박수 소리가 강의실이 떠나갈 듯 울려퍼졌다. 6일 ‘오케스트라처럼 소통하라’에 이어 이날 ‘클래식 아는 만큼 친해진다’는 제목의 특강을 듣기 위해 참석한 200여명의 환호였다. 서 지휘자는 “한 달에 두 번 특강을 하려니 밑천이 드러날 지경”이라며 “하지만 지난번 강연할 때 참석자들의 열의가 떠올라 새벽 4시에 일어나 다시 한 번 강의를 점검했을 정도로 신경이 쓰인다”고 털어놨다.
이날 참석한 박수복 대륙금속 회장은 “강의를 시작한 2004년부터 해외 출장 갔던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참석했다”며 “철학과 문학, 클래식 음악의 역사와 흐름을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다른 한 기업인은 “대학마다 최고경영자과정 등 유료로 하는 곳이 많은데 무료면서도 최고의 강의 질을 유지해 고맙다”고 했다.
이 행사는 지방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유명 인문학 강사진, 자신을 성찰하게 하는 수준 높고 흥미로운 강의, 국립대학의 교육봉사 차원에서 참가비 무료라는 점 등으로 강의마다 장사진을 이룬다. 2014년 시작 당시 수강생이 50명 수준이었으나 올해부터 200명을 넘어섰다. 도영복 사라토바 회장, 김재운 동원콜드 회장 등 기업 CEO와 학교장, 교수, 병원장 등 부산·울산·경남지역 오피니언 리더 대부분이 참석한다.
이 강좌는 김영섭 부경대 총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앞만 보고 달려온 CEO들에게 마음공부를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아주자는 의도에서였다. 김 총장은 “국가와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주역인 기업인들이 인문학을 통해 휴식을 취하면서도 개인의 삶과 조직을 변화시킬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경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3개 강의를 마련했다. 상반기(4~6월), 하반기(9~11월) 매월 2·4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1시간40분 동안 진행한다. 강사진도 화려하다. 첫 강의는 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가 맡았다.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손해 나는 쪽을 택하라’ 등 번뜩이는 삶의 지혜로 CEO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의 정호승 시인, 우리 민족의 거대한 미스터리를 밝혀줄 손성태 배재대 중남미학과 교수, 주체적이고 욕망에 집중하는 삶으로 안내할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교수, 단테의 신곡을 새롭게 조명해주는 김상근 연세대 신과대학 교수,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니체 전문가 이진우 포스텍 석좌교수 등이다. 2004년 이후 18명의 강사진이 특강에 참여했다.
김 총장은 “지역 CEO에게 삶의 지평을 넓혀갈 활력을 찾고 조직과 사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더욱 좋은 강사진과 다양한 주제로 강의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지난 20일 오전 7시 부경대 대연캠퍼스 미래관 2층 소민홀에서 열린 부경CEO 행복인문학콘서트. 서희태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나타나자 박수 소리가 강의실이 떠나갈 듯 울려퍼졌다. 6일 ‘오케스트라처럼 소통하라’에 이어 이날 ‘클래식 아는 만큼 친해진다’는 제목의 특강을 듣기 위해 참석한 200여명의 환호였다. 서 지휘자는 “한 달에 두 번 특강을 하려니 밑천이 드러날 지경”이라며 “하지만 지난번 강연할 때 참석자들의 열의가 떠올라 새벽 4시에 일어나 다시 한 번 강의를 점검했을 정도로 신경이 쓰인다”고 털어놨다.
이날 참석한 박수복 대륙금속 회장은 “강의를 시작한 2004년부터 해외 출장 갔던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참석했다”며 “철학과 문학, 클래식 음악의 역사와 흐름을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다른 한 기업인은 “대학마다 최고경영자과정 등 유료로 하는 곳이 많은데 무료면서도 최고의 강의 질을 유지해 고맙다”고 했다.
이 행사는 지방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유명 인문학 강사진, 자신을 성찰하게 하는 수준 높고 흥미로운 강의, 국립대학의 교육봉사 차원에서 참가비 무료라는 점 등으로 강의마다 장사진을 이룬다. 2014년 시작 당시 수강생이 50명 수준이었으나 올해부터 200명을 넘어섰다. 도영복 사라토바 회장, 김재운 동원콜드 회장 등 기업 CEO와 학교장, 교수, 병원장 등 부산·울산·경남지역 오피니언 리더 대부분이 참석한다.
이 강좌는 김영섭 부경대 총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앞만 보고 달려온 CEO들에게 마음공부를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아주자는 의도에서였다. 김 총장은 “국가와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주역인 기업인들이 인문학을 통해 휴식을 취하면서도 개인의 삶과 조직을 변화시킬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경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3개 강의를 마련했다. 상반기(4~6월), 하반기(9~11월) 매월 2·4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1시간40분 동안 진행한다. 강사진도 화려하다. 첫 강의는 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가 맡았다.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손해 나는 쪽을 택하라’ 등 번뜩이는 삶의 지혜로 CEO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의 정호승 시인, 우리 민족의 거대한 미스터리를 밝혀줄 손성태 배재대 중남미학과 교수, 주체적이고 욕망에 집중하는 삶으로 안내할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교수, 단테의 신곡을 새롭게 조명해주는 김상근 연세대 신과대학 교수,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니체 전문가 이진우 포스텍 석좌교수 등이다. 2004년 이후 18명의 강사진이 특강에 참여했다.
김 총장은 “지역 CEO에게 삶의 지평을 넓혀갈 활력을 찾고 조직과 사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더욱 좋은 강사진과 다양한 주제로 강의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