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또 GDP 조작?…세 분기 연속 6.7% 성장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3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6.7%를 기록한 것을 두고 통계조작 논란이 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지난 19일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발표된 뒤 경제학자들은 “중국 같은 고성장 국가에서 세 분기 연속 GDP 증가율이 동일하게 나오는 것은 희귀한 일”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 정부가 1992년 분기별 성장률을 처음 공개한 뒤 3분기 연속 똑같은 성장률 수치가 나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시장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에번스프리차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3분기 연속 6.7% 성장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중국 정부가 분명 데이터를 손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도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치에 도달하기 위해 국유기업을 동원하거나 공공사업을 펼치고, 심지어 회계를 조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6.5~7.0% 수준이며, 6.7% 성장률은 이 목표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브라이언 잭슨 IHS마킷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기타 서비스’ 항목을 이용해 통계를 조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전에도 통계치를 조정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정부가 안정과 통제, 점진주의를 최우선 가치로 두면서 경제성장률을 목표치에 근접하게 맞춰왔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고도성장기였던 1990년대에는 오히려 경제성장률을 낮춰 발표했고 2002년 이후에는 이를 높여 발표했다.

WSJ는 경제성장률이 공무원, 당 간부의 승진에 크게 작용하는 것도 GDP 조작 논란을 불러오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일부 학자는 공산당 간부가 근무하는 지역 성장률이 1% 높아지면 승진 확률이 큰 폭으로 올라간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