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지주사 전환 막차 타자"…속도내는 중소·중견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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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홀딩스·샘표·홈센타홀딩스·유비쿼스·AP시스템
지주사 자산 기준 내년 7월부터 상향
1000억~5000억 기업, 세혜택 위해 '잰걸음'
대주주 지배력 강화에도 유리
지주사 자산 기준 내년 7월부터 상향
1000억~5000억 기업, 세혜택 위해 '잰걸음'
대주주 지배력 강화에도 유리
▶마켓인사이트 10월17일 오후 4시2분
최근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내년 7월부터 공정거래법을 적용받는 지주사의 자산 기준이 현행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높아지면서 지주사 관련 세제 혜택을 받으려는 자산 1000억~5000억원 규모의 기업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서다. 일부 대주주도 취약한 지배력을 보강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에 나서고 있다.
◆왜 서두르나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주사 전환을 위해 인적·물적분할을 발표한 상장사는 AP시스템·유비쿼스(향후 분할해 지주사 전환 예정) 일동홀딩스 홈센타홀딩스 샘표 등 5곳이다. 작년에 지주사 전환을 발표한 상장사 숫자(휴온스 리홈쿠첸 심텍 슈프리마 등 4곳)를 넘어섰다.
여기에 올 연말부터 지주사 개편 작업에 나설 자산 1000억~5000억원 규모의 기업이 잇따라 등장할 전망이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자산 기준을 변경하는 시점이 내년 7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산 1000억~5000억원 규모의 기업은 늦어도 내년 1분기 말까지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지주사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가 두 달 만에 취소한 오스템임플란트도 전환 작업 재착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0대 국회에서 지주사 전환 때 부여하는 세제 혜택을 줄이는 경제민주화 법안을 발의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기업의 지주사 전환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기업이 지주사로 바뀌는 과정에서 현물 출자나 주식 교환을 하면 양도세 과세 시점을 늦춰준다. 상장 자회사 지분 20%(비상장 자회사는 4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자회사 지분을 매입할 때는 취득세를 면제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6 조세지출예산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이 지주사(금융지주사 포함) 전환으로 감면받은 세금은 238억원에 이른다.
◆경영권 안정 효과도 기대
지주사 전환은 대주주의 취약한 지배력을 보강하는 차원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협력사인 AP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 회사를 지주회사(APS홀딩스)와 사업회사(AP시스템)로 쪼개는 인적분할에 나설 것이라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1994년 출범한 이 회사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를 생산하며 연 200억~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 최대주주는 정기로 대표로 보유 지분은 8.93%에 그친다. 정 대표가 취약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인적분할을 하면 쪼개지는 두 법인에 대한 정 대표의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된다. 정 대표는 지배력 확장을 위해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 신주로 맞교환하는 방식의 현물 출자를 통해 지주회사 지분을 20~30%대까지 높일 수 있다. ‘정 대표→지주사→사업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할 전망이다.
2대 주주이던 안희태 씨에 이어 녹십자 등과 작년 초까지 경영권 분쟁을 벌인 일동홀딩스(옛 일동제약) 대주주, 2006년부터 2012년까지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 사모펀드(PEF) ‘마르스1호’와 경영권 분쟁을 벌인 샘표(옛 샘표식품) 대주주도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경영권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 지주회사
holding company. 자회사를 지배·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출범한 회사를 말한다. 자회사 관리만 맡는 ‘순수지주회사’와 자체 사업도 하는 ‘사업지주회사’로 나뉜다. 정부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순수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최근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내년 7월부터 공정거래법을 적용받는 지주사의 자산 기준이 현행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높아지면서 지주사 관련 세제 혜택을 받으려는 자산 1000억~5000억원 규모의 기업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서다. 일부 대주주도 취약한 지배력을 보강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에 나서고 있다.
◆왜 서두르나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주사 전환을 위해 인적·물적분할을 발표한 상장사는 AP시스템·유비쿼스(향후 분할해 지주사 전환 예정) 일동홀딩스 홈센타홀딩스 샘표 등 5곳이다. 작년에 지주사 전환을 발표한 상장사 숫자(휴온스 리홈쿠첸 심텍 슈프리마 등 4곳)를 넘어섰다.
여기에 올 연말부터 지주사 개편 작업에 나설 자산 1000억~5000억원 규모의 기업이 잇따라 등장할 전망이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자산 기준을 변경하는 시점이 내년 7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산 1000억~5000억원 규모의 기업은 늦어도 내년 1분기 말까지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지주사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가 두 달 만에 취소한 오스템임플란트도 전환 작업 재착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0대 국회에서 지주사 전환 때 부여하는 세제 혜택을 줄이는 경제민주화 법안을 발의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기업의 지주사 전환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기업이 지주사로 바뀌는 과정에서 현물 출자나 주식 교환을 하면 양도세 과세 시점을 늦춰준다. 상장 자회사 지분 20%(비상장 자회사는 4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자회사 지분을 매입할 때는 취득세를 면제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6 조세지출예산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이 지주사(금융지주사 포함) 전환으로 감면받은 세금은 238억원에 이른다.
◆경영권 안정 효과도 기대
지주사 전환은 대주주의 취약한 지배력을 보강하는 차원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협력사인 AP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 회사를 지주회사(APS홀딩스)와 사업회사(AP시스템)로 쪼개는 인적분할에 나설 것이라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1994년 출범한 이 회사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를 생산하며 연 200억~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 최대주주는 정기로 대표로 보유 지분은 8.93%에 그친다. 정 대표가 취약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인적분할을 하면 쪼개지는 두 법인에 대한 정 대표의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된다. 정 대표는 지배력 확장을 위해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 신주로 맞교환하는 방식의 현물 출자를 통해 지주회사 지분을 20~30%대까지 높일 수 있다. ‘정 대표→지주사→사업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할 전망이다.
2대 주주이던 안희태 씨에 이어 녹십자 등과 작년 초까지 경영권 분쟁을 벌인 일동홀딩스(옛 일동제약) 대주주, 2006년부터 2012년까지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 사모펀드(PEF) ‘마르스1호’와 경영권 분쟁을 벌인 샘표(옛 샘표식품) 대주주도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경영권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 지주회사
holding company. 자회사를 지배·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출범한 회사를 말한다. 자회사 관리만 맡는 ‘순수지주회사’와 자체 사업도 하는 ‘사업지주회사’로 나뉜다. 정부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순수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