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 100여명이 참여하는 싱크탱크 ‘프롬(FROM)100’이 4일 첫발을 내딛는다. 저성장과 양극화 속에서도 정치 갈등에 빠져 한치 앞을 못 보고 있다는 반성에서다. 상시 구조개혁, 규제혁신을 통해 민간 경제의 활력을 키우자는 것이 이들의 제언이다.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 등 중견 교수들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프롬100 창립총회를 열고 10대 제언을 내놓는다. 정 전 총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세계가 급변하고 있지만 한국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묶인 채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지식의 힘이 제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저성장과 고령화, 수출 감소 등으로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정부와 싱크탱크, 학계 어디에서도 복합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크다. 프롬100은 ‘경제의 탈(脫)정치화’를 첫 제언으로 던졌다. 경제 현안을 정치 논리로 접근해 갈등만 심화시켜선 안 된다는 쓴소리다.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의사결정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이성적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프롬100은 경제 사회 이외에도 과학기술과 미디어, 교육, 보건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모아 의제를 발굴하기로 했다.

프롬100에는 정 전 총장 외에 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 권남훈 건국대 교수, 김상준 연세대 교수 등이 설립준비위원으로 참여했다. 준비위원회 측은 “연구활동이 왕성한 각계 전문가들로 점차 외연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