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트렌치코트·니콘 카메라…그 속에 담긴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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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교보문고 선정 대학생 권장도서
카트에 담긴 역사 이야기
김대갑 지음 / 노느매기 / 336쪽 / 1만5000원
카트에 담긴 역사 이야기
김대갑 지음 / 노느매기 / 336쪽 / 1만5000원
영국 애니메이션 ‘토머스와 친구들’의 기관차들은 ‘해리 포터’와 함께 영국 여왕의 생일잔치에도 초대됐을 정도로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귀여운 얼굴의 기관차들이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 속에는 산업사회의 ‘불편한 가치’들이 숨어 있다. 기관차들은 철도회사 사장 명령에 절대복종해야 한다. 사장은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기관차들에 “훌륭한 기관차는 싫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야”라고 말한다.
《카트에 담긴 역사 이야기》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각종 상품에 숨어 있는 굴곡진 근현대사를 들여다본다.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트렌치코트는 고급스럽고 낭만적인 이미지와 달리 원래 군복으로 만든 옷이다. 방수되는 군용 우의로 개발된 이 코트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참호에 엎드려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냉기에 시달려야 했던 군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물품이었다. 트렌치(trench)는 ‘참호’라는 뜻으로, 참호에서 입는 우의를 뜻한다.
1899년 영국군에 처음 보급된 이 옷은 어깨에 견장을 달고 수류탄이나 수통, 칼 등을 걸 수 있는 ‘D형 고리’를 부착했다. 소총 사격 때 개머리판에 닿아 옷이 닳지 않도록 오른쪽 가슴 부분에 천을 덧댄 디자인도 선보였다. 저자는 “트렌치코트는 태생적으로 피 묻은 역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설명한다.
카메라로 유명한 일본 기업 니콘은 미쓰비시그룹과 함께 대표적인 전범기업으로 꼽힌다. 태평양전쟁 말기 니콘 전신인 일본광학공업에서는 2만3000여명의 노동자가 쌍안경, 렌즈, 잠망경, 조준경 등 군수 물자를 제조해 납품했다. 일본광학공업이 일본군이 사용할 무기에 ‘눈’을 달아 준 셈이다.
어떤 상품을 소비하느냐에 따라 인류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영국의 차 소비와 아편전쟁, 미국의 홍차 소비와 독립혁명 등을 조명하며 인간의 소비가 어떻게 역사를 바꾸어 나갈 수 있는지를 분석한 이유다. 이 책을 추천한 최지환 교보문고 모바일인터넷영업팀 MD는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상품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며 “대학생들이 역사의 본질을 이해하고, 바른 소비문화를 확립할 기반을 제공하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카트에 담긴 역사 이야기》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각종 상품에 숨어 있는 굴곡진 근현대사를 들여다본다.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트렌치코트는 고급스럽고 낭만적인 이미지와 달리 원래 군복으로 만든 옷이다. 방수되는 군용 우의로 개발된 이 코트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참호에 엎드려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냉기에 시달려야 했던 군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물품이었다. 트렌치(trench)는 ‘참호’라는 뜻으로, 참호에서 입는 우의를 뜻한다.
1899년 영국군에 처음 보급된 이 옷은 어깨에 견장을 달고 수류탄이나 수통, 칼 등을 걸 수 있는 ‘D형 고리’를 부착했다. 소총 사격 때 개머리판에 닿아 옷이 닳지 않도록 오른쪽 가슴 부분에 천을 덧댄 디자인도 선보였다. 저자는 “트렌치코트는 태생적으로 피 묻은 역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설명한다.
카메라로 유명한 일본 기업 니콘은 미쓰비시그룹과 함께 대표적인 전범기업으로 꼽힌다. 태평양전쟁 말기 니콘 전신인 일본광학공업에서는 2만3000여명의 노동자가 쌍안경, 렌즈, 잠망경, 조준경 등 군수 물자를 제조해 납품했다. 일본광학공업이 일본군이 사용할 무기에 ‘눈’을 달아 준 셈이다.
어떤 상품을 소비하느냐에 따라 인류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영국의 차 소비와 아편전쟁, 미국의 홍차 소비와 독립혁명 등을 조명하며 인간의 소비가 어떻게 역사를 바꾸어 나갈 수 있는지를 분석한 이유다. 이 책을 추천한 최지환 교보문고 모바일인터넷영업팀 MD는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상품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며 “대학생들이 역사의 본질을 이해하고, 바른 소비문화를 확립할 기반을 제공하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