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첫 '고혈압 올림픽'…심혈관 질환 신 치료법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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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개국 의료진 3500여명 참석
한국 의료기술 세계에 알리는 기회
보령제약, 멕시코 업체에 기술 수출
화이자·한미약품 등 제약사 총출동
한국 의료기술 세계에 알리는 기회
보령제약, 멕시코 업체에 기술 수출
화이자·한미약품 등 제약사 총출동
세계 고혈압 올림픽이 한국에서 열렸다. 지난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26차 세계고혈압학회(ISH) 학술대회(조직위원장 김철호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에는 88개 나라에서 3500여명의 의료진이 참여해 고혈압 관련 최신 치료 기술 등을 공유했다. 고혈압을 주제로 한 세계적 의료 관련 학회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혈압 올림픽 한국서 열려 세계고혈압학회, 아시아태평양고혈압학회, 대한고혈압학회가 공동주최한 이번 행사는 고혈압 및 심혈관계 질환을 주제로 2년에 한 번 열리는 최대 규모 국제 학술대회다. 2014년 그리스 아테네, 2012년에는 호주 시드니에서 열렸다. 아시아에서 대회를 연 것은 2006년 일본 후쿠오카에 이어 두 번째다.
2008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22차 ISH에서 이번 대회 개최국으로 한국이 선정됐다. 한국은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한 중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과의 경합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김종진 ISH 서울 2016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당시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상황이었고 싱가포르는 국제 회의 개최지로 인지도가 높은 나라였다”며 “이들이 서울보다 우위에 서 있었다”고 회상했다. 대한고혈압학회 ISH 유치위원회는 이들 국가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제안서 작성부터 공을 들였다. 8년 뒤 대회 개최지를 미리 선정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한국과 서울의 향후 잠재력·경쟁력 등에 중점을 둔 제안서를 썼다.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ISH 회장과 사무총장 등을 대한고혈압학회 학술대회 연사로 초대하기도 했다. 이들에게서 유치 국가에 바라는 것을 청취하는 한편 한국의 의료 인프라를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이미 대회를 유치한 일본, 호주 관계자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유치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
대회 유치에 공을 들인 것은 학회를 통해 한국 고혈압 치료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 효과도 크다. 장소 대여 및 외국 참가자 숙박비만 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예측된다. 김 사무총장은 “41개 나라에서 218명의 초청 연사가 강연을 하는 등 고혈압 관련 세계 석학들이 대거 참가했다”며 “90개 이상의 학술상과 46개국 300명에게 지원금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WHO-ISH “고혈압 사망 낮춘다”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와 ISH가 함께 서울선언도 했다. 서울선언을 통해 “2025년까지 심혈관 질환 사망을 25% 줄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세계고혈압학회와 함께 염분 섭취를 30% 줄이고 각국 정부가 국민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건강수칙을 권장하는 등의 권고안도 내놨다. 김철호 조직위원장은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국민 생활습관을 개선해서 혈압을 낮추는 것과 고혈압 발견과 치료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회 기간 각종 고혈압 발표도 이어졌다. 동서양 심혈관 질환의 차이,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 고혈압 치료방법, 정보기술(IT) 등을 활용한 향후 고혈압 치료 등이다. 김 위원장은 “이들 내용을 포함해 고혈압 치료 지침 개선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보령제약·화이자 등 제약사 총집결
지난해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고혈압은 국내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3명에게 나타나는 흔한 질환이다. 2013년 기준 고혈압 유병자는 900만명에 달한다. 최대 규모 시장인 고혈압 약 시장을 잡기 위해 마케팅전도 치열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었다. 보령제약과 화이자제약, 노바티스, 한미약품 등 국내외 제약사 30여곳이 홍보 부스를 차리고 항고혈압제, 고지혈증치료제 등을 홍보했다.
메인 스폰서로 나선 보령제약은 지난 26일 학회장에서 멕시코 의약전문 기업 스텐달과 기술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런천심포지엄에서는 수축기 혈압 임상 연구 저자인 제프 윌리엄슨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포레스트의대 교수가 강연을 했다. 화이자, 메나리니 등도 심포지엄을 통해 각종 임상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고혈압 올림픽 한국서 열려 세계고혈압학회, 아시아태평양고혈압학회, 대한고혈압학회가 공동주최한 이번 행사는 고혈압 및 심혈관계 질환을 주제로 2년에 한 번 열리는 최대 규모 국제 학술대회다. 2014년 그리스 아테네, 2012년에는 호주 시드니에서 열렸다. 아시아에서 대회를 연 것은 2006년 일본 후쿠오카에 이어 두 번째다.
2008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22차 ISH에서 이번 대회 개최국으로 한국이 선정됐다. 한국은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한 중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과의 경합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김종진 ISH 서울 2016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당시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상황이었고 싱가포르는 국제 회의 개최지로 인지도가 높은 나라였다”며 “이들이 서울보다 우위에 서 있었다”고 회상했다. 대한고혈압학회 ISH 유치위원회는 이들 국가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제안서 작성부터 공을 들였다. 8년 뒤 대회 개최지를 미리 선정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한국과 서울의 향후 잠재력·경쟁력 등에 중점을 둔 제안서를 썼다.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ISH 회장과 사무총장 등을 대한고혈압학회 학술대회 연사로 초대하기도 했다. 이들에게서 유치 국가에 바라는 것을 청취하는 한편 한국의 의료 인프라를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이미 대회를 유치한 일본, 호주 관계자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유치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
대회 유치에 공을 들인 것은 학회를 통해 한국 고혈압 치료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 효과도 크다. 장소 대여 및 외국 참가자 숙박비만 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예측된다. 김 사무총장은 “41개 나라에서 218명의 초청 연사가 강연을 하는 등 고혈압 관련 세계 석학들이 대거 참가했다”며 “90개 이상의 학술상과 46개국 300명에게 지원금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WHO-ISH “고혈압 사망 낮춘다”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와 ISH가 함께 서울선언도 했다. 서울선언을 통해 “2025년까지 심혈관 질환 사망을 25% 줄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세계고혈압학회와 함께 염분 섭취를 30% 줄이고 각국 정부가 국민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건강수칙을 권장하는 등의 권고안도 내놨다. 김철호 조직위원장은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국민 생활습관을 개선해서 혈압을 낮추는 것과 고혈압 발견과 치료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회 기간 각종 고혈압 발표도 이어졌다. 동서양 심혈관 질환의 차이,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 고혈압 치료방법, 정보기술(IT) 등을 활용한 향후 고혈압 치료 등이다. 김 위원장은 “이들 내용을 포함해 고혈압 치료 지침 개선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보령제약·화이자 등 제약사 총집결
지난해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고혈압은 국내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3명에게 나타나는 흔한 질환이다. 2013년 기준 고혈압 유병자는 900만명에 달한다. 최대 규모 시장인 고혈압 약 시장을 잡기 위해 마케팅전도 치열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었다. 보령제약과 화이자제약, 노바티스, 한미약품 등 국내외 제약사 30여곳이 홍보 부스를 차리고 항고혈압제, 고지혈증치료제 등을 홍보했다.
메인 스폰서로 나선 보령제약은 지난 26일 학회장에서 멕시코 의약전문 기업 스텐달과 기술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런천심포지엄에서는 수축기 혈압 임상 연구 저자인 제프 윌리엄슨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포레스트의대 교수가 강연을 했다. 화이자, 메나리니 등도 심포지엄을 통해 각종 임상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