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Hg 미만으로 목표 변경
심혈관질환 발생률 줄어들고
다른 원인 사망도 33% 감소
지난 6월 세계고혈압학회(ISH)는 미국심장협회 저널(Hypertension)에 성명을 발표했다. 현재 140㎜Hg로 맞춰진 혈압 관리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성명의 근거가 된 것은 제프 윌리엄슨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포레스트 의대 교수(사진)의 수축기 혈압 임상연구 결과다.
미국 최고 메디컬닥터로 선정된 윌리엄슨 교수는 고혈압 환자 목표 혈압을 평가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속한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 혈압을 120㎜Hg 미만을 목표로 치료했더니 140㎜Hg 미만 치료군보다 심혈관질환 발생률과 심혈관 원인 사망 등이 줄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후 국내서도 심혈관질환이 있는 50세 이상 고위험군 환자는 혈압 목표치를 130㎜Hg로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인 윌리엄슨 교수가 한국을 찾았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26차 ISH 학술대회의 보령제약 카나브 런천심포지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 26일 코엑스에서 강연을 열고 혈압조절 목표는 ‘낮을수록 좋다(The lower, the better)’는 전략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슨 교수는 그 근거로 미국의학저널에 실린 75세 이상의 임상연구 결과를 들었다. 3년 이상 추적관찰기간 140㎜Hg 미만으로 관리한 환자군의 주요 심혈관질환 발생은 148건이었지만 120㎜Hg 미만으로 관리한 환자군은 102명으로 위험비가 34% 줄었다. 심혈관 질환뿐 아니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도 140㎜Hg 관리 환자보다 120㎜Hg 환자에게서 33% 줄었다.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치료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윌리엄슨 교수는 “75세 이상 고령 환자에서도 수축기혈압 140㎜Hg 미만을 목표로 하는 표준치료보다 120㎜Hg 미만으로 조절하는 집중치료가 주요 심혈관사건과 일부 사망 발생을 줄인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슨 교수의 발표 결과가 국내 고혈압 진료 지침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미지역 대표 고혈압 지침인 캐나다혈압교육프로그램(CHEF) 가이드라인은 윌리엄슨 교수 연구 결과를 토대로 “50세 이상 수축기혈압 130㎜Hg 이상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는 120㎜Hg 미만 목표를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